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장기 불황의 영향으로 백화점에서 용량은 늘고 가격은 저렴해진 '대용량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3월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늘었다. 반면에 같은 기간 화장품이 속한 잡화 장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신장하는 데 그쳤다.
이 중 가장 인기를 끈 제품은 대용량 화장품이었다. 이들 제품은 일반 화장품보다 용량을 2배 정도 늘렸지만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 같은 제품을 2개 사는 것보다 평균 17%, 최대 40% 저렴하다.
대용량 화장품은 2010년대 들어 경기 침체와 맞물려 주목받기 시작한 대표적인 '불황 마케팅' 상품이다.
2012년에는 신세계백화점 입점 브랜드 중 7.4%만 대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그 비중이 28.7%로 뛰었다. 이 백화점의 매출이 2012년 6.6%, 2013년 2.0%, 그리고 지난해엔 0.1% 신장한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것이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각 화장품 브랜드도 수분 크림, 에센스, 자외선 차단제 등 다양한 스킨케어 상품으로 대용량 상품 종류를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12일까지 크리니크·비오템·SK-II·키엘·시세이도·후 등 6개 브랜드 대용량 화장품을 선보이는 '코스메틱 빅사이즈 이벤트'를 연다.
먼저 크리니크는 국내 처음으로 '이븐 베터 에센스 로션' 200㎖ 대용량 제품(6만원)을 출시한다.
비오템에서도 라이프 플랑크톤 에센스 200㎖를 7만9000원 (기존 125㎖ 6만5000원)에 선보이며, 자외선 차단제 50㎖를 6만4000원 (기존 30㎖ 4만9000원)에 판매한다.
SK-II에서는 피네라 에센스 330㎖를 27만9000원 (기존 150㎖ 17만5000원)에 키엘에서는 자외선 차단제 60㎖세트를 4만9000원 (기존 30㎖ 2만9000원)에 준비했다.
시세이도는 바이어 퍼포먼스 어드밴스드 수퍼리스토링 크림 75㎖세트를 17만원 (기존 50㎖ 15만원/영등포점 제외), 후에서도 진해윤 선크림 90㎖ 세트를 5만8000원 (기존 60㎖ 4만8000원)에 각각 선보인다.
이 백화점 이태희 화장품 바이어는 "가족끼리 나눠쓰거나 작은 용기에 덜어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화장품을 찾는 알뜰족이 많아지면서 대용량 상품이 화장품 매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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