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비운의 총서기' 자오쯔양 유골 10년만에 안장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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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0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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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 [사진 = 바이두]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1989년 '6·4 톈안먼(天安門) 사건' 당시 부패척결과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 진압에 반대하다 실각한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유골이 10년 만에 안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 전 총서기의 사위 왕즈화(王志華)는 5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자오 전 총서기와 부인 량보치(梁伯琪) 여사의 유골을 합장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자오 전 총서기의 유골 안장을 허용한 것은 그가 사망한 지 10년 만이다. 

왕즈화는 최근 몇 달간 당과 베이징(北京)시 정부 관계자를 만나 유골 안장 장소를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2005년 1월 17일 그가 사망한 후 추모 열기가 고조될 것을 우려해 그의 유해가 혁명열사 묘지에 안장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그의 유골함을 10년째 베이징 자택에 보관해왔으며, 2013년 량 여사가 사망한 후에는 부부의 유골함을 함께 보관하고 있다.

자오쯔양은 1980년대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와 함께 개혁성향 지도자로 존경받던 인물로,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덩샤오핑(鄧小平)의 무력진압 지시에 정면으로 맞서다가 숙청됐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자오쯔양을 금기시하는 이유는 '의회민주주의 도입' 등을 주장한 자오쯔양에 대한 재평가나 섣부른 언급이 톈안먼 사태를 재해석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공산당 지도체제의 근간과 관련된 논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치평론가인 장리판(章立凡)은 "당국이 자오 전 총서기의 유골 안장을 허가한 것이 그의 명예를 회복시키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당국자들은 여전히 그의 무덤이 순례지가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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