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의 최대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에 이어 서울무역전시관(SETEC) 개발 방식 등을 둘러싼 서울시와 강남구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6일 오전 10시께 신연희 강남구청장과 강남 구민들이 서울시의 SETEC 부지 내 제2시민청 건립과 옛 한국전력 본사 개발 절차에 반발하며 청사 1층 로비 등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강남구가 삼성동 현대차 부지 개발에 대해 관할구청과 협의하지 않는다고 항의한 지 하루 만이다. 해당 지구단위계획구역에 잠실운동장이 포함, 기부채납 혜택이 이 시설의 리모델링 비용으로 쓰이면 그 수혜자는 결국 송파구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강남구는 지난달 말 대치동 SETEC 내 시민 여가·문화공간인 '동남권역 시민청'을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구상에, 당초 계획이자 자치구 의견이 담긴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추진해야 한다며 공식 반대했다.
강남 구민들은 "구는 "관내의 취약 기반시설이 산적한 상태에서 밤고개로 확장, 탄천 정비, 올림픽대로 및 동부간선도로 출입로 개선 등에 공공기여가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민들이 시청사 1층 점거한 것과 별개로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6층 시장실 앞에서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불발됐다. 사전 협의가 없었고 박 시장이 다른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서울시는 이날 강남구 측의 기습적인 집회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자진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김인철 시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을 열어 "공공기관의 장이 주민들을 선동해 무단으로 난입하고 청사 업무를 방해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합리적인 조정과 협의가 선행될 수 있음에도 예고없이 저지른 불법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청을 항의 방문한 강남 구민들은 관련 신고를 접수한 남대문경찰서 측의 퇴거조치 및 설득으로 정오 께 자진해 물러났다. 하지만 서울시와 강남구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향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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