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극복 10대 “아이들 꿈 찾아주는 의사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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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0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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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을 이겨낸 송수연 군(오른쪽)과 주치의 박진희 교수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가천대 길병원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혈액암 진단을 받은 19살 학생이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의 도움으로 환자를 돕는 의사를 꿈꾸게 됐다.

주인공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송수영(19)군. 송군은 3년 전인 17살 때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평소 건강했던 송군은 갑작스럽게 달리기는 물론 조금만 걸어도 숨이 가파왔다. 시간이 더 지나자 숨쉬기와 음식물을 삼키기도 어려워졌다.

집 근처 동네의원에 이어 가천대 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진희 교수를 찾은 송군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진단을 받았다.

진단 당시 전신에 매우 큰 종양이 여러개 발견된데다 골수로까지 침범된 상태였다. 커진 암세포는 기도를 막아 숨쉬기도 곤란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발병 수개월 안에 사망할 수 있는 무서운 암이다. 특히 성장기에 있던 송군은 암세포 분열이 매우 활발해 치료를 잠시도 늦출 수 없었다.

그러나 치료 과정이 쉽진 않았다. 독성이 많은 항암제를 장기간 반복 사용해야 하며 치료 과정에서 체력이 크게 떨어지고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박 교수는 송군과 송군 부모에게 치료 과정을 설명하고 심층적인 면담을 진행했다. 이후 인공호흡기로 호흡을 유지하며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갔다.

치료 중 맹장염으로 복막염까지 발생했다. 장래 희망이 파일럿이던 송군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얘기였다. 기내는 기압이 낮아 수술 부위가 덧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박 교수는 송군이 좌절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심리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또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병원 인근 고등학교를 다녔던 송군은 오전에는 학업을, 오후에는 치료를 받았다.

이같은 노력으로 송군은 지난해 10월 혈액암이 깨끗이 제거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박 교수는 “송수영 학생은 처음 봤을 때 숨을 제대로 쉬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고 무엇보다 학업을 포기해야 해 환자가 느끼는 심리적 고통이 매우 컸다”며 “치료에 방해되지 않은 선에서 최대한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현재 송군은 다른 환자들에게 자신의 혈액암 극복 경험을 나누며 주변에서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고 있다. 새로운 꿈도 생겼다.

송군은 “파일럿의 꿈은 접었지만 나처럼 질병으로 꿈을 포기하는 학생이 없도록 박진희 교수처럼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장래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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