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캐피탈 아닌 운용이 브랜드값 받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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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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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사실상 '미래에셋홀딩스(지주)' 역할을 맡게 됐다.

공정거래법상 대표회사로 미래에셋그룹에서 가장 먼저 세운 미래에셋캐피탈을 제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모든 계열사를 상대로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다.

박현주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은 98% 이상이다. 미래에셋캐피탈도 박현주 회장이 1대주주이지만, 창업 때부터 돈을 대준 외부 출자자가 아직 주요주주로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월 말 이사회를 열어 모든 계열사에서 거둬들일 브랜드 사용료 액수를 확정해 의결했다. 미래에셋그룹이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것은 1997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연간 50억원으로 가장 많이 내야 하고, 미래에셋생명을 비롯한 다른 모든 계열사도 이보다는 적지만 실적에 따라 돈을 지불해야 한다.

미래에셋그룹처럼 자산총계 5조원 이상인 다른 재벌을 보면 지주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정한 대표회사가 대부분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다.

삼성그룹에서는 대표회사인 삼성전자가 아닌 제일모직이 '삼성' 상표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만, 이런 사례는 드물다. 더욱이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모태 격으로 삼성전자보다 먼저 세워져 상표권을 행사하는 게 당연할 수도 있다.

미래에셋캐피탈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공정거래법상 대표회사로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을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로 거느린 사실상 지주일 뿐 아니라 설립도 1997년 상반기로 어느 곳보다 빨랐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이런 이유로 2000년대 중반까지 상표권을 보유했었다. 반면 특허청 특허정보넷을 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2006년 8월 상표에 대한 권리 일체를 이 회사 지배구조 연결고리에서 빠져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양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현주 회장 측(특수관계인 포함)에서 총 98.1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래에셋캐피탈 역시 박현주 회장 쪽에서 과반 지분을 가지고 있으나, 국내 1위 옥외광고업체로 3자인 전홍도 10%에 맞먹는 주식을 보유한 4대주주다. 미래에셋그룹 창업 무렵을 보면 박정하 회장이 총수로 있는 전홍이 보유한 미래에셋캐피탈 지분은 약 21%로 박현주 회장(22%)에 맞먹었다.

그러나 대표회사나 지주가 누릴 수 있는 상표권은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넘어갔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주전환도 이자비용을 무릅쓴 채 부채를 늘려 피해 왔다. 비상장사인 미래에셋캐피탈이 지주전환에 이어 기업공개(IPO)를 실시할 경우 전홍도 투자금을 회수하기 쉬워지지만,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수천억원대 이익을 내면서 배당에는 소극적이다. 반대로 미래에셋증권은 모회사인 미래에셋캐피탈에 해마다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박현주 회장이 최근 배당금을 기부에 쓰고 있지만, 꾸준히 배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상표권에 대한 세무당국 유권해석에 따라 우리가 사용료를 받기로 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마다 브랜드 사용에 관한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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