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을 비롯한 주요 출자사는 대주주인 이용만 회장의 제의로 보유 주식을 넘긴 것으로 확인돼 매각설에 휩싸인 무궁화신탁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8일 GS건설이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해 무궁화신탁 보통주 19만주(9%)를 매각했다.
무궁화신탁이 신탁업 영업을 개시한 2009년 신한은행, 하나대투증권, 동양건설산업과 함께 출자사로 참여했던 GS건설은 5년여만에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이용만 회장은 1933년생으로 재무부 재정담당 차관보, 신한은행장, 외환은행장, 은행감독원장, 재무부 장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등을 거쳐 2009년 9월 무궁화신탁 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 연간 22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GS건설 입장에서는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주식을 장기 보유하기 보다는 10억원에 가까운 실탄을 손에 쥐는 것이 낫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2013년 말 기준 GS건설이 보유한 무궁화신탁 주식의 장부금액은 9억5000만원이다.
이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상 금융사의 주식을 특정 비율 이상 소유할 수 없는 데다, 회사 내부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주식을 매각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출자사 3곳도 모두 주식을 털고 나오면서 무궁화신탁 주요 주주는 이용만 회장과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다.
무궁화신탁의 2011~201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양건설산업은 2011년 주식 19만주(9%)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2012년 모두 매각했다.
2011년 주식 30만주(14.2%)를 보유하고 있었던 하나대투증권은 이듬해 16만주를 매각한데 이어 지난해 나머지 14만주(6.6%)를 팔았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14만주(6.6%)를 보유했던 신한은행은 GS건설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어차피 시장성이 없는 주식이기 때문에 현금화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매각했다”면서도 주식을 이 회장 측에 넘겼는지에 대해서는 대답을 꺼렸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3배 이상 급증해 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대폭 강화됐다.
이 회장이 보유한 무궁화신탁은 주식은 2011년 말 21만8000주(10.3%)에서 지난해 말 63만4000주(29.93%)로 41만6000주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경순씨의 보유 주식은 8만4000주(4.0%)에서 11만4000주(5.38%)로 3000주 늘었다.
이 회장과 주씨는 이달 25일 1주당 500원씩 각각 3억1700만원, 5700만원의 결산배당금을 수령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기존 출자사 대신 이 회장의 자녀인 헌석, 보경씨가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헌석씨는 18만주(8.5%), 보경씨는 3만주(1.42%)의 주식을 보유해 이 회장 일가가 보유한 주식은 총 95만8000주(45.23%)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이 같은 지배력 강화가 수년 전부터 제기돼 온 무궁화신탁 매각설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의 지배구조를 특수관계인 중심으로 재편함으로써 매각 시 인수 대상자와의 협상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무궁화신탁은 지난해 2011년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몸값을 올린 상태다.
무궁화신탁의 지난해 매출액은 110억7100만원으로 전년 92억1200만원에 비해 18억5900만원(20.19%) 증가했다.
해당 기간 영업이익은 8억7200만원에서 30억3400만원으로 3배 이상, 당기순이익은 5억8900만원에서 22억5900만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무궁화신탁은 "주식 매수 또는 매도는 이 회장 측만 아는 사안"이라며 배경을 묻는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꼈다.
무궁화신탁 관계자는 “주식이나 매각에 대한 부분은 대주주 측에서 직접 처리하는 사안으로 실무진은 관련된 사실을 전달 받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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