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증시가 무서운 상승랠리로 4000선 시대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IT 종목의 거품 붕괴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 신랑커지(新浪科技)는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인용해 최근 거래량 1조 위안 시대를 맞고, 주가 4000선 시대를 목전에둔 중국 증시 IT 종목의 거품이 미국 닷컴붕괴 당시 수준보다 심각하다고 7일 경고했다.
최근 중국 IT 산업의 급성장과 중국 당국의 '인터넷플러스(+)' 정책 지원 등 호재에 힘입어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IT 종목의 7일 기준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무려 220배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0년 3월 미국 IT 등 벤처업체 중심의 나스닥 버블 붕괴 당시 IT 기업 평균 PER인 156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신규상장(IPO)한 147개 IT 종목 중 최고 실적을 낸 모바일 서비스업체 징톈리(京天利 300399.SZ)의 경우 주가가 상장 당시 11. 19위안에서 8일 마감가 기준 199위안으로 1700% 가량 급등했다. PER도 350배에 육박했다.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IT 기업 중 올 들어 주가 상위 50위권을 전부 중국기업이 차지한 것도 최근 중국 IT 종목 급등세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빈센트 천(Vincent Chan) 크레디트스위스 중국연구원은 앞서 2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증시 IT 종목의 급등이 2000년대 미국 닷컴 붕괴를 연상케한다"면서 "당시 IT 종목 거품이 빠지면서 주가가 무려 50~70%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단, "현재 중국 증시에서 IT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버블붕괴가 오더라도 타격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에서 IT 종목 비중은 약 13%로 닷컴붕괴 당시 미국의 31%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후유증이 심각한 만큼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불룸버그 통신은 뉴욕증시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는 닷컴붕괴 충격을 벗어나는데 7년이 걸렸고 나스닥은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천루이밍(陳瑞明) 해통증권 애널리스트도 "중국 IT 종목 열풍의 대부분은 거품일 수 있다"며 "수 많은 IT 상장사 중 생존해 성장할 기업은 5~10%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8일 중국 증시는 거침없는 고공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한때 4000선을 돌파한 후 전 거래일보다 33.43포인트(0.84%) 상승한 3994.81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마지막 거래일보다 72.99포인트(0.53%) 오른 13841.72로 장을 마쳤다.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거래량은 총 1조5544억 위안으로 7거래일 연속 거래액 1조 위안 대를 이어가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