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중국, 일본 등 주변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 성인 남성의 과체중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UN) 산하 기구인 ‘영양강화를 위한 국제연합’(GAIN)과 글로벌 웰니스 전문기업 암웨이가 세계 30여 개국을 대상으로 세계 영양 불균형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 남성의 과체중 증가율은 36%로 일본(28%)·중국(25%)·북한(19%) 등 주변국 남성보다 월등히 높았다.
GAIN은 이 같은 과체중의 최대 원인으로 ‘영양 불균형’을 꼽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 남성의 10명 중 4명, 아동은 10명 중 1명 꼴로 영양 불균형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부터 2013년까지 연령별로 보면 20세 이상 남성의 과체중 비율은 23%에서 36%로 늘었다. 같은 기간 20세 미만 남성의 증가율이 23%였다. 반면 20세 이상 여성의 과체중 증가율은 3%, 20세 미만 여성의 증가율은 12%에 그쳤다.
한국인의 질병 부담을 가중시키는 위험 요소로는 불균형적인 식습관과 음주, 흡연 등 세 가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한국인은 과일·잡곡류·채소 및 견과류의 섭취가 부족하고, 소금 섭취량이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어린이들의 영양 불균형 상태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5세 미만 아동의 약 7%(15만3000명)가 과체중으로 조사됐고, 약 3%(5만7000명)의 아동은 발육 부진을 겪는 것으로 보고됐다. 15%는 빈혈 증상도 나타냈다. GAIN과 암웨이는 비타민과 미네랄 결핍, 그리고 모유 수유 기간 부족이 한국 아동의 영양 불균형 최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의 영양 불균형 수치는 미국·유럽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았다.
미국에선 성인 남성의 과체중 비율이 72%로 조사됐다. 위험 기준치(35%)보다 두 배 높은 것이다. 또 영국·독일·캐나다를 비롯해 한국과 국민총생산(GDP)이 비슷한 스페인·호주의 과체중 비율도 50~70%대에 달했다.
도미닉 스코필드 GAIN 수석기술자문은 “경제성장으로 식사·생활 습관이 바뀌면서 영양 불균형을 부른다”며 “도시화로 가공 식품 섭취가 늘고 야외 활동이 줄어든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