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아이콘, 빨간립스틱ㆍ반값화장품ㆍ콘돔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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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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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제공]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빨간 립스틱·콘돔·반값화장품 등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심리적으로 위안을 줄 만한 제품에 지갑을 연다는 이른바 '불황의 경제학'이 곳곳에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한동안 작은 사치품을 통해 위안을 얻는 '스몰럭셔리' 현상이 주목받았지만 불안한 경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일상적인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불황형 소비가 다시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유통업체 벨포트의 이달 붉은 계열 립스틱 판매량은 전월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킨·누드 립스틱의 판매량 증가률이 3%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수치는 고무적이다. 특히 색조전문브랜드 카고·컬러니어 등에서 내놓은 레드립스틱 판매가 강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 라네즈가 지난달 출시한 '투톤립바'도 한달만에 8만개를 판매했다. 주로 핫핑크·진한 오렌지·빨간색이 조합된 강렬한 색상의 립스틱 반응이 좋았다. 아리따움의 '워터 슬라이딩 틴트'도 최근 한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벨포트 관계자는 "강력한 립스틱은 색상 변화만으로도 전체적인 스타일링에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며 "연초만해도 누드톤의 옅은 색상 판매가 두드러졌지만 최근에는 레드 계열의 강렬한 색상 립스틱이 높은 판매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콘돔 판매량도 최근 급격히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지난달 콘돔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0.8% 늘었다. 주말(토~일)매출은 2.4%늘어난 반면 주중(월~금)매출은 19% 늘어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CU편의점의 지난달 콤돔 판매량도 전년동기대비 9.2% 증가했다.

콘돔 역시 불황에 잘 팔리는 대표 상품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될수록 야외보다 집안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콘돔판매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A브랜드 관계자는 "연애·결혼·출산 등을 포기하는 '3포세대'들이 어렵게 결혼한 후에도 양육비 부담때문에 출산을 늦추는 경향이 강하다"며 "때문에 이 시기 콘돔 판매량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어퓨 등 주력브랜드에서 잇따라 반값화장품을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다. 미샤는 지난 2월 신제품 ‘매직쿠션’을 4800원대에 내놔 10일치 물량을 하루 만에 완판시켰다. 최근에는 어퓨도 4500원대의 ‘에어핏쿠션’을 출시했는데 회사 예측 수요보다 3~4배 이상 판매실적이 좋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기존 제품 가격의 20%에 불과하지만 품질만족도는 높아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색조 제품만은 고가의 수입브랜드를 선호하던 여성들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 패턴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라네즈 '투톤립바' 전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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