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배구단 우승 키워드는…안산시·최윤·김세진·시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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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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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호 아프로서비스그룹 부사장[사진=김세구 기자]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OK저축은행 베스피드의 이번 시즌 우승 키워드는 구단주인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과 연고지인 경기 안산시, 김세진 감독, 용병선수 시몬 등으로 요약된다.

정길호 아프로서비스그룹 부사장은 배구단이 우승을 차지한 것 뿐만 아니라 최 회장과 김 감독, 시몬을 만난 것부터가 기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최 회장에 대해 "배구단에 대한 애정은 물론 현장·실천 중심주의가 대단한 분"이라며 "매 경기 빠짐없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고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한 환경에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과 김 감독의 인연도 끈끈하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배구단을 창단하기 전인 2012년 TV중계팀과의 회식자리였다.

정 부사장은 "나중에 서로 꼭 인연이 닿아 함께 일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1년 후 거짓말같이 한 팀에서 다시 만나 함께 동고동락하며 팀을 꾸려나가게 됐고 운영상 어려움이나 선수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이 김 감독의 선임을 강력히 추진한 이유는 김 감독의 '우승 DNA' 때문이다. 그는 "1등을 해본 사람이 1등 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인터뷰를 통해 우승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확인했고, 김 감독이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며 구단의 기대에 화답했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OK저축은행 배구단의 해결사 역할을 해낸 시몬과의 인연도 남다르다. 올 시즌을 준비 중이던 김 감독은 용병선수 영입을 위해 후보군에 오른 선수들을 살피던 중 이탈리아 세리에 1부팀 피아첸차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동 중이던 시몬에 대한 평가를 위해 석진욱 코치와 직원을 이탈리아로 보냈다. 당시 시몬을 두고 라이트 공격수로 뛴 경험 없이 중앙 공격수로만 활동했기 때문에 국내 프로배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김 감독의 평가는 달랐다. 신체조건과 점프력, 블로킹 타이밍 등이 라이트 공격수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김 감독과 석 코치는 다시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시몬과 만난 뒤 호텔 로비에서 헤어진 이들은 호텔 예약에 문제가 생겨 체크인을 하지 못해 당혹해 하던 차에 발길을 돌린 시몬의 도움 덕에 문제를 해결했다. 호텔 로비를 나간 뒤 김 감독과 석 코치가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던 시몬이 문제가 생긴 걸 눈치채고 돌아온 것이다.

김 감독은 세계적인 명성과 실력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인성을 갖춘 시몬에 반해 귀국 티켓을 가장 빠른 시간대로 변경해 한국으로 돌아와 최 회장에게 "어떤 선수보다 우리 구단에 잘 융화될 수 있는 선수"라며 시몬을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도 흔쾌히 김 감독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정 부사장은 연고지인 경기 안산시 주민들의 성원을 올 시즌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연고구단으로서 세월호 참사로 실의에 빠진 주민들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싶었지만 한편으론 조심스럽기도 했다. 결국 OK저축은행은 기본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연고구단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함께 'We Ansan!'이라는 슬로건을 발표해 배구단 유니폼에 기업광고를 모두 제외하고 슬로건만 새겼다.

정 부사장은 "회장님께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우리가 감히 안산시를 위로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연고구단으로서 승리를 통한 기쁨으로 지금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잊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면 그것이 전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며 "일각에선 오해할 수 있겠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추진한다면 진심을 받아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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