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전 세계 14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미국 최대 SNS업체 페이스북이 동영상을 시청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런 경향은 특히 한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조용범 페이스북 코리아 지사장은 9일 기자 간담회에서 “저커버그는 동영상이 미래라고 했지만, 한국에서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동영상 시청 플랫폼을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페이스북의 수익 구조가 온라인 광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동영상 시청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페이스북
"페이스북의 하루 동영상 재생횟수는 30억회”
박현석 페이스북 코리아 이사가 강조한 말이다. 페이스북이 동영상을 중시하기 시작하면서 도입한 ‘자동재생기능’이 페이스북의 동영상 시청 횟수를 크게 증가시켰다. 박현석 이사는 “페이스북 이용자 중 모바일을 통해 동영상을 시청하는 이용자는 65%에 달하고 전년 대비 업로드된 동영상 수는 175%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디지털제품 시장 조사업체 컴스코어(ComScore)에 따르면 동영상을 시청하기 위해 이용된 플랫폼이 구글 사이트에서 페이스북으로 옮겨가면서 2014년 8월에는 페이스북이 구글을 추월했다.
또 미국 시장조사업체 소셜베이커스가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동영상 포스팅 수에서 페이스북이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구글 유튜브를 추월해 페이스북이 동영상 시청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 동영상을 이용한 마케팅에 박차
브로드밴드와 디바이스,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동영상을 부담 없이 업로드하고 시청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국은 브로드밴드 세계 1위이며, 가장 좋은 디바이스를 만드는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에 동영상 소비가 가장 활발하다.
KT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디지털로 동영상을 소비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한국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2011년에서 2013년을 넘어가면서 모바일로 동영상을 보는 시간이 5분에서 19분으로 약 4배 늘었다고 발표했다. 닐슨코리아는 월간 1000만명 이상이 페이스북에서 동영상을 시청한다고 밝혔다.
박현석 이사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과 디지털 마케팅의 중심에 동영상이 있다”면서 “광고주들이 페이스북을 동영상 마케팅 플랫폼으로 사용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동영상 광고 수입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광고주들의 반응은 아주 좋다”고 언급한 바 있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초 페이스북은 영상 전송 기술업체 ‘퀵파이어’를 인수해 고품질의 동영상 제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정밀도 높은 타게팅 광고 강화와 수익 구조 다각화 모색
페이스북은 정밀도가 높은 ‘타게팅 광고’를 앞세워 전 세계 14억 이용자를 광고주와 연결시키는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페이스북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온라인 광고가 모바일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공개한 2014년 4분기(10~12월) 실적발표에 따르면 총 매출 38억 5000만 달러 중 광고 매출이 35억 9000만 달러로 압도적이다.
그러나 이용자를 정조준하는 페이스북의 타게팅 광고는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용자들에게 패턴이 읽히고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동반시키는 약점도 있다. 실제로 2007년 이용자가 구입한 상품과 서비스를 친구들에게 알리는 광고를 시작하자 ‘사생활 침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광고에 집중된 매출의 다각화도 모색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개발자회의에서 메신저를 이용한 새로운 사업 전개에 의욕을 나타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페이스북 메신저를 이용한 송금서비스를 시작했다. 전 세계 6억명이 사용하는 메신저로 송금을 할 수 있게 해 메신저 이용자를 더욱 확대시켜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인수한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은 이용자가 약 7억명으로 페이스북의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는 메신저와 왓츠앱을 합쳐 총 13억명에 달한다.
그러나 아직 메신저와 왓츠앱을 통한 구체적인 수익 모델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용범 지사장은 “우리는 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시키려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투자를 위해 수익을 내려는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용어설명> 타게팅 광고란?
타게킹 광고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타깃을 지정해 광고를 표시한다. 이는 비용 대비 광고 효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반적으로는 이용자의 사이트 열람 이력, 취미, 관심사 등의 정보를 분석해 이용자에 알맞는 광고를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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