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카스트로 '회동'... 쿠바 테러지원국 해제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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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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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11일(이하 현지시간) '역사적 회동'을 했지만, 두 나라 사이의 외교관계 정상화는 여전히 속도조절과 탐색 국면에 머물 전망이다.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 혁명을 일으키기 3년 전인 1956년 이후 무려 59년 만에 처음으로 두 나라 정상간의 정식 대화가 이뤄졌으나 당초 기대됐던 쿠바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주기구(OAS)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파나마에서 카스트로 의장과 따로 만나 1시간여동안 대화한 뒤 기자회견장에 나왔지만,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뺄 지에 대해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치 분석가들은 테러지원국 해제가 선결 과제라는 쿠바 측과 쿠바의 인권보호대책 강화를 요구한 미국 사이의 간격이 결국 좁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회동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국무부가 테러지원국 해제 여부에 대한 검토를 끝냈지만 아직 최종 권고안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회동 전날(10일) "상황이 바뀌게 되면 테러지원국 명당도 같이 바뀌는 것"이라며 쿠바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던 것과 달라진 어조다.

일각에서는 국교 정상화를 위한 우선 과제로 테러 지원국 해제를 주장하는 쿠바와 테러 지원국 해제는 국교 정상화 협상과는 별개라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쿠바 간 관계정상화의 가장 큰 걸림돌인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 대해 두 나라가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함에 따라 앞으로 당분간은 이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나라가 인적 교류를 점진적으로 늘려가면서 인권문제에 접점을 찾으려 시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큰 틀에서 국교 정상화에 합의를 이룬 만큼 테러 지원국 해제 문제는 시간이 다소 걸린다해도 결국 이뤄질 것으로 외신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두 나라 정상 회동은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원 해제 결정이 임박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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