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이제 무역결제에서 자국 통화인 위안화 비중이 22%를 넘어서며 세계 5대 결제통화에 진입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내수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하는 우리 기업들도 위안화 무역결제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인호) 베이징 지부가 내놓은 ‘최근 위안화의 국제화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09년 4월부터 위안화에 대한 무역결제를 허용한 이후 매년 30%에 육박하는 신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위안화를 통한 수출입 결제액이 5조9000억 위안에 달했다.이는 2011년의 1조6000억 위안에 비해 3.7배가 늘어난 것이다.
전체 중국 무역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6.9%에서 22.3%로 뛰어 올랐다. 특히 지난해에는 위안화 결제비중이 전년보다 10.7%p 높아져 가속도를 받는 모양새다.
이처럼 위안화 결제비중이 높아진 것은 중국 정부가 지역별로 제한을 두었던 기업의 위안화 무역결제와 국제투자에 대한 규제를 2011년에 완전히 제거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에 위안화는 캐나다 달러와 호주 달러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결제통화 순위에서 5위에 진입했으며, 조만간 일본의 엔화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1월에만 해도 위안화의 국제 결제통화 비중은 0.63%로 순위는 13위에 불과했었다.
위안화의 국제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으나 한국 기업들의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은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 거래액의 대부분(95%)을 달러화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공략이 시급한 상황에서 위안화 결제를 통해 중국 바이어에게 환전수수료를 절감해 주고 환율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제거하여 안정적인 마케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위안화 결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내 자회사가 있는 경우에는 환전수수료 절감 등에 대한 이점을 한국 본사가 누릴 수 있어 최근 일부 국내기업들도 본지사간 무역은 물론 투자금을 위안화로 송금하고 있다.
플라스틱 대기업인 A사의 경우 연간 수백만 달러에 상당하는 금액을 중국내 자회사와 위안화로 거래하면서 환전수수료 절감효과를 누리고 있다. 달러 거래시에는 중국과 한국에서 2번 환전이 필요하나 위안화는 한국에서만 환전하면 된다.
또, 위안화를 취급하는 B은행은 최근 매월 대중국 투자금 3∼4건에 대해 위안화로 한국에서 중국으로 송금하는데, 중국내 비용은 위안화로 지출하기 때문에 위안화 송금시 현지에서 환전을 할 필요가 없다.
최용민 무협 베이징 지부장은 “위안화 국제화는 중국 정부의 중점 정책인데다 설립을 추진중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프로젝트의 대금결제와 투자에 위안화가 상당부분을 차지하여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할 전망”이라면서 “환변동 위험, 은행 수수료, 중국내 바이어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안화 결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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