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세계 경제가 또 다시 정체될 위험에 직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르면 브루킹스 연구소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를 앞두고 발표된 타이거 지수를 언급하며 “올해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성장 역전 추세 속에서 양쪽의 성장 전망이 모두 어둡다”고 밝혔다.
타이거 지수는 FT와 미국 두뇌집단 브루킹스 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전 세계 23개 주요 선진·신흥국의 경기 추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수는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 추이, 그리고 투자자 신뢰 등을 분석하고 비교하는 역할을 해왔다.
FT는 지난 9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세계 경제 추세에 대해 “충분치 못하다”고 경고한 것을 인용하며,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3.4%로 장기 평균치에는 대략 들어맞았지만 많은 정부 당국자의 기대에는 못 미쳤음을 지적했다.
프라사드는 미국, 영국 및 인도의 단기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유럽과 일본에 대해서는 “가계 지출도 늘어나고는 있으나, 금융 위기 이전 수준보다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평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지난 1분기 성장이 예상외로 저조했다”는 평가와 함께 지속되는 강달러 여파와 세계 경제에 대한 부담이 미국 경제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매력평가지수로 본 경제 규모 1위 중국과 3위 인도에 대한 평은 엇갈렸다. 프라사드는 “인도는 개혁 속도와 경제 성장의 내구성 등 중요한 해결과제가 아직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흥국 중에서 전망이 제일 밝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의 전망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국내 소비 촉진을 위한 공공 투자 부분 활동에 개입, 균형을 맞추려고 시도하면서 중국의 경제는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인도는 수입비용·무역적자·정부차입의 감소 등 유가하락으로 인한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평했다.
브라질, 터키 및 러시아 등 ‘2군 신흥시장’도 유가와 원자재 약세로 인해 구조적 어려움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신흥시장 자본 이탈 등 추가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프라사드는 “균형잡힌 정책으로 내수 회복을 탄탄하게 확보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강력하고 지속적인 세계 경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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