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정부의 신(新)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해상·육상 실크로드)에 대한 자금지원과 내수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중국 정부가 3대 국책은행에 대한 통제 강화에 나섰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국무원이 중국개발은행(CDB), 수출입은행, 농업개발은행 등 3대 국책은행 개혁안을 승인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개혁안은 국책은행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새 정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들의 해외시장 확대를 돕는 한편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본래 목적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무원은 이를 통해 "국책은행의 역할은 정부 정책과 전략적 목표를 지원하는데 있다"며 "위기관리와 내부 통제 역량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함께 상업은행들의 악성부채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국책은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UOB 케이히언증권의 주차오핑 이코노미스트는 "국책 은행은 일반 상업은행에게 있어 매력적이지 않은 투자처인 인프라와 농장 수출 해외투자 등에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임무가 있다"고 진단했다.
국무원은 성명을 통해 3대 은행을 겨냥한 구체적인 주문도 내걸었다.
CDB와 관련해서 국무원은 "중국의 안정적 경제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입은행에 대해서는 "중국 수출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해외진출을 장려하는 원래 역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농업개발은행에 대해서도 "수익사업과 정책사업을 구분해야 하며 후자를 좀 더 우위에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번 국책은행 개혁안은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 계획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의 중서부 개발을 통해 중앙아시아로의 진출을 추진하는 육상 벨트인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남부 지방과 바닷길을 개발해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21세기 해상실크로드'를 합친 개념으로 올해 중국의 핵심 국책사업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위해 400억 달러(약 44조원) 규모의 실크로드 기금을 비롯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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