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세종 중기연구원장 “조선족 기업 현황 파악해 국내 중소·중견기업과 매칭 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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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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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제는 중국 내수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중국 진출 문제가 다시 한 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중국을 가공무역 활용기지로 삼아 짭짤한 재미를 보기도 했지만, 2000년대 들어 연평균 중국 임금 상승률이 매년 약 15%에 달하면서 주춤해졌다. 또 저금리 기조 등 글로벌 경제 악화가 중소기업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중국 진출 초창기에는 주로 전자, 통신설비 등의 제조업 중심투자가 주를 이뤘다면 현재는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 같은 녹록치 않은 대외적인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한·중 간 부품·소재 교역액이 1437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대륙’은 우리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

중소·중견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주목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15억 거대 시장과 가장 가까운 한국…중국 내수 시장 진출에 박차 가해야”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KOSBI)은 14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중국 내수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지리적으로 15억여명 인구와 가장 가까이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고 이는 다른 국가들이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이점”이라며 “15억 거대 시장이 열린다는 점은 여러 가지 우려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큰 기회”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선 중국 소비자가 어떤 한국 제품을 사고자 하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단순히 한·중 FTA로 인해 중국에서 더 팔릴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김 원장은 “그동안 중국 진출 전략이 너무 일반적인 것들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역과 성별, 품목에 맞춰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중국 유통기업과 연계한 밸류체인 구축 △대기업과의 동반 진출 △중국 조선족 기업 유치 △조선족 기업들을 활용한 우회진출 전략 △현지합작법인 통한 진출 등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연구원은 이를 위해 사회과학원, 연구기관, 기업 대표 등 각종 중국단체와의 교류를 넓히고 있다.

김 원장은 “조선족 기업가협의회, 사회과학원, 경제단체들과 국내 기업 간의 매칭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조선족 기업 현황 파악을 통해 2만여개의 유통 관련 업체 리스트를 확보했고, 이 중 상위 1%인 200~300개 따로 추려서 국내 기업들에게 배포할 가이드북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기업 사정이 베일에 싸여 있어 얼마나 건실한 기업인지 모른다”면서 “‘사전 스크린’ 작업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또 하반기에는 격변하는 중국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국 대학에 재학 중인 몇 곳의 한국 유학생을 ‘객원연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장학금 명목으로 일정 비용을 지급하고 중국 현지 정보를 수집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중국의 사회과학원이나 연구기관에 서로 연구원을 파견해 정보를 교류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중국에 있는 전문가들을 수시로 한국에 불러 한-중 공동연구 위한 포럼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구원의 중소기업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은 2년 전부터 시작돼 현재 3단계 사업 진행 중”이라며 “내년부터 시스템이 시행되면 모든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현황을 사이트에서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필요하다면 중소·중견기업들 대상으로 연구원의 로드맵에 대해 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라며 “연구, 교육, 컨설팅 등 연구원의 기능 중 기업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컨설팅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디플레 현상 심화 우려…중소기업 경쟁력 제고만이 유일한 돌파구”

김 원장은 한국 경제의 상황과 관련해 “경쟁국인 일본이 엔저로 치닫고 있고, 중국 내수도 생각보다 커지는 속도가 더디다”면서 “내부적으로도 경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미흡한 상황에서 악재와 호재가 병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문제는 유가하락이나 창조경제 같은 호재는 묻히고 악재만 드러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제는 심리라고 하는데 기업인들이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까지 4개월 연속으로 소비자물가가 0%대의 낮은 수준을 나타내는 등 디플레 현상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임금인상을 독려하고 재정의 상반기 조기집행, 금리 인하 등의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가 미진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도 “대·중소기업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을 단순히 하청업체가 아니라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협력파트너로서 이해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최저임금 문제 역시 내수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을 고려해 좀 더 치밀하게 논의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으면 아무리 방향성이 바람직해도 당분간 경직된 경제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막연하게 ‘대륙의 꿈’을 꿔서는 안 된다”면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만이 국내 중소기업의 살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장은 “이미 2013년 관계부처합동으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해 유통망 진출기반 및 맞춤형 종합지원 체계 구축, 정보제공 및 교육 강화, 중국진출 기업의 현지네트워크 확대 등 큰 카테고리 내에서 다양한 지원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접근성과 실효성에 대한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중소기업들은 각종 지원프로그램들을 잘 찾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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