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공사로 인명 피해시 시공자 즉시 업무 금지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앞으로 부실 공사에 따른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해당 건물 건축시공자의 건축 업무가 즉시 금지된다. 벌금도 1000만원 수준에서 3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불량 샌드위치패널, 단열재, 철근 등의 사용·공급 여부를 연중 불시에 단속하는 건축안전 모니터링사업이 확대되고, 적발된 건축관계자는 재시공은 물론 6개월간 건축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규제 내용 등을 바탕으로 건축물 안전제도가 국민 체감형으로 바뀐다고 13일 밝혔다.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과 연면적 10만㎡의 대형건축물의 경우 전문기관이 공사 시작 전에 구조 안전과 인접 대지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초고층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제도가 도입된다.

2층 이하 소규모 건축물은 불에 타지 않는 내부 마감재료를 사용하도록 바뀌며 다중이용건축물의 범위는 연면적 5000㎡에서 1000㎡로 확대된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와 판교 환기구 추락사고, 올해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고 등 건축법상 주요 규제 대상이 아닌 건축물에서 생긴 안전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실제 마우나리조트에는 1000명 이상이 있었지만 면적이 1205㎡로 다중이용건축물(5000㎡) 기준에 못 미쳤다. 환기구의 경우 높이나 재질 등 구체적인 안전기준이 없었고 의정부 아파트는 불연재 외벽시공 대상에서 제외된 곳이었다.

국토부는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재발 방지대책 8개 가운데 습설하중 반영 등 7개 대책이 완료됐고, 연내 지역별 적설량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마우나리조트처럼 공장에서 부재 등을 사전에 제작·시공하는 전국 공업화박판강구조(PEB) 건축물 1838개에 대해 전수조사와 안전점검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환기구는 안전기준 마련을 위한 건축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지면에서 2ｍ 이상 높이에 설치하도록 규정한 건축물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도 입법예고 중이다. 법령 개정 전 환기구 유지관리에 적용할 수 있도록 추락 방지 시설, 안내표지판 설치 등에 관한 '환풍구 설계·시공·유지·관리 가이드라인'이 지방자치단체에 배포됐다.

국토부는 전국 3만3550개 건축물 부속 환기구에 대해 안전점검을 완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화재사고 재발방지 후속 조치로는 상업지역내 건축물간 6ｍ 이내의 이격거리를 의무화했다. 또 불연성 외벽 마감재료를 써야 하는 건축물 범위를 30층에서 6층으로 확대하는 건축법시행령 개정안도 심사 중이다. 약 23만5000가구에 이르는 전국 도시형생활주택 실태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축물 안전은 소유자의 적정한 유지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건축물 유지관리를 소홀히 한 소유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등 형사처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PEB, 환기구 안전점검 결과에 따라 시정조치를 지시했으나 아직 개선조치를 하지 않은 민간건축물에 대해서는 다음 달까지 가시적인 개선노력이 없으면 고발조치할 것을 일선 허가권자에 지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