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조는 13일 방송된 MBC 창사 54주년 특별기획 월화드라마 ‘화정’ 1회에서 광해군(차승원)의 이복동생인 정원군 역으로 첫 등장, 임해군(최종환)과의 대화 장면을 통해 약삭빠르고 간교한 정원군의 내면을 속속들이 드러냈다.
이날 정원군은 대보름을 기념해 열린 연회장 일각에서 연거푸 술을 들이켜고 있는 임해군에게 “마마의 앞에서 술 냄새를 풍기시렵니까? 적당히 하시지요”라고 핀잔을 주었다. 이어 그는 왕손들에게 줄지어 하례를 받고 있는 영창대군(전진서)과 정명공주(허정은)를 바라보며 “여기 모인 스물다섯의 군과 옹주 모두가 전하의 자식이래도 우린 저 둘과는 급이 다르지요. 적통이 아닌 곁가지들. 형님의 아우인 세자저하도 마찬가지고요”라는 말로 임해군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또한 정원군은 양 손을 모아 머리를 조아리는 시늉을 해 보이며 “그러니 최대한 조아리세요. 그게 살길입니다”라고 이죽거렸고, 친동생이자 세자인 광해군이 보위에 오를 것이라 굳게 믿고 있는 임해군에게 “왕손들이 하례를 올리는 날, 전하께선 여기 나서지 않고 저 자리에 영창을 앉혔습니다. 그 이유가 계산이 안됩니까?”라고 물음으로써 현실을 직시하도록 만들었다. 끝으로 그는 “배다른 형제라도 맏형님이라 걱정돼 그럽니다”라고 비아냥거리며 비열한 웃음을 흘려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는 다수의 뮤지컬과 연극 무대, 드라마 ‘신의 퀴즈4’, ‘라이어 게임’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를 쌓아가고 있는 장승조가 처음으로 도전한 사극 연기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비록 ‘화정’에서는 수많은 배역들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장승조만의 개성 강한 마스크와 목소리, 탄탄하게 다져온 연기력과 경험이 그저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를 역할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었다. 적은 분량에도 임팩트 있는 연기로 사극 장르에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작품을 통해 활약을 하게 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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