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값싼 제품으로만 인식되어 왔던 편의점 자체 상표(PB) 상품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콧대 높은 대형마트에 납품되는가 하면 해외 수출까지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급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600여개의 PB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CU는 지난 2013년 7.6%였던 매출 신장률에서 지난해는 10%로 성장했다.
GS25는 PB 상품 매출 비중이 약 35%로 상품 수만 1500~2000여개에 달한다 . 세븐일레븐도 800여개 PB 상품을 판매 중이며 매출 구성비가 35%에 이를 정도다. 이는 1인 가구 등 근거리 쇼핑족에 의한 영향이 가장 크지만 상품의 퀄리티가 높아진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이 자체 개발해 지역 맛 집과 연계해 내 논 ‘교동짬뽕’은 출시 6개월여만에 누적 판매량 160만개를 기록하는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 2월부터 롯데마트에 납품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말 출시돼 130여 일 만에 87만개가 팔리면서 같은 기간 70만개가 판매된 국민 스낵 ‘새우깡’을 제치고 일반 스낵 판매 1위에 오른 ‘초코는 새우편’도 3월부터 롯데마트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과거 자체 상품 개발 경험이 많은 대형마트에서 편의점 등 소형 유통채널로 상품을 진출시켰지만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해외 수출길에 오른 편의점 PB 상품도 있다.
GS25의 PB 라면 공화춘은 지난 2007년부터 해외 업체인 삼진글로벌을 통해 호주·뉴질랜드·괌·두바이·미국 등 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말레이시아(세븐일레븐 말레이시아)에 PB 과자 8종과 도시락용 김 총 1300여 박스를 수출하고 있다.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기존 식음료 제조사와 차별화해 이목을 집중시키는 제품도 있다.
GS25의 PB 상품인 ‘위대한 시리즈’는 2013년 매출이 작년보다 257.1%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 83.7%, 올해 3월까지 44.9% 증가했다.
CU의 프리미엄 냉장 PB 주스인 ‘플로리다 주스’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한 달여 만에 36만개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 1월 말 현재 CU 전체 주스 부문에서 매출 비중 22%를 차지하며 오렌지와 자몽이 나란히 판매 랭킹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차은철 GS리테일 편의점 식품팀장은 “과거 중소기업에서 생산하는 PB 상품은 알뜰한 가격만이 장점으로 인식된 적이 있었다”며 “중소기업 기술력의 발전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맛과 품질을 지닌 상품들의 개발을 가능하게 했고, 이러한 상품들은 SNS의 활성화와 전국 유통망 확보로 인해 큰 인기를 누리게 됐으며,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