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쿠바 테러지원국 33년만에 해제키로…국교정상화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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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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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미국 정부가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키로 했다. 미국이 1982년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한 지 33년만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쿠바 테러지원국 해제 방침을 최종적으로 승인하고 미 의회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쿠바 정부는 이전 6개월 동안 국제적으로 어떤 테러지원 행위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테러지원 행위를 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니스트 대변인은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한다 해서 미국이 쿠바 정부와 이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 의회는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테러지원국 해제 방침에 대해 45일 이내에 찬반 견해를 밝힐 수 있으나 승인 권한은 없다. 이에 따라 쿠바는 미 의회 검토기간을 거쳐 테러지원국에서 공식 해제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11일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서 역사적 회동을 한 뒤 이뤄졌다. 두 나라 정상간 회동은 라울 카스트로 의장의 형인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 혁명을 일으키기 3년 전인 1956년 이후 무려 59년 만이자 1961년 양국이 국교를 단절한 이후 54년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는 것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두 정상은 OAS 정상회의 개막식에서도 만나 악수를 하는 장면이 포착돼 양자 회동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쿠바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는 미국과 쿠바가 진행해 온 국교정상화 협상의 최대 쟁점 중 하나다. 이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대사관 개설 등 양국 간 협상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최종 승인하면서 명단에는 이란과 수단, 시리아 세 나라만 남게 됐다.

북한은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 이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가 2008년 11월 부시 행정부에 의해 해제됐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소니 영화사 해킹 사건을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월에는 연방 하원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되는 등 재지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지 판단하기 위해 가용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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