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장윤정의 연예 프리즘] 말의 힘, 말 한마디로 천냥빚이 생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04-15 11:3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 =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지난 2012년 MBC에서 한글날을 맞아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하얀 쌀밥을 플라스크용기에 넣어 한쪽에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등 긍정적인 말을 들려주고 다른 쪽에는 '짜증나, 미워, 보기싫어' 등 부정적인 말을 시간날 때마다 들려줬다. 한달 후 용기를 확인하니 긍정적인 말을 들었던 쌀밥에는 누룩 냄새나는 구수하고 하얀 곰팡이가, 부정적인 말을 들은 쌀밥에는 시커멓고 냄새나는 검은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쌀밥도 긍정적인 '말의 힘'에 반응하는 데 사람이야 말할 것도 없다.

최근 장동민이 구설수에 올랐다. 장동민은 지난해 유세윤, 유상무와 함께 진행한 라디오 팟캐스트에서의 발언 때문에 14일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에서의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다. 장동민은 지난해 팟캐스트에서 “여자들은 멍청해서 머리가 남자한테 안 된다”, “참을 수 없는 건 처녀 아닌 여자” 등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과 더불어 자신의 스타일리스트를 언급하며 “내장을 들어내서 (스타일리스트) 부모님한테 택배로 보낼 거다”라는 등의 상식 이하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해당 방송은 잠정 중단됐고 장동민은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 ‘무한도전-식스맨 특집’ 후보로 거론되면서 해당 발언은 승승장구하던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결국 장동민은 재차 사과를 했지만 논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결국 무한도전 식스맨 도전에서 자진 하차를 선택했다.

앞서 가수 유희열도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 콘서트에서 “내가 공연할 때 힘을 받을 수 있게 앞자리에 앉아 계신 여자분들은 다리를 벌려 달라. 다른 뜻이 아니라 마음을 활짝 열고 음악을 들어 달라는 뜻이다”라는 성희롱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결국 논란이 확산되자 유희열은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MC로 활동 중인 가수 윤종신도 과거 성희롱 발언으로 고생한 바 있다. 윤종신은 2007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여성을 생선회에 비유해 논란이 됐다. 당시 그는 “(여성을 생선회에 비유하며) 신선해야 돼. 쳐야 돼”라며 “웃자고 말한 것이다. 내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남자들이 신선한 여자를 찾는다. 여자는 신선한 느낌이 있어야 하고 오래되면 질린다”고 말했다. 결국 논란이 확산되자 윤종신은 사과했다.

방송인 김구라도 2002년 딴지일보의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 ‘김구라, 황봉알의 시사대담’에서 위안부 비하 발언을 한 것이 재조명 받으며 당시 진행을 맡았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며 1년 이상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계신 ‘나눔의 집’을 매주 방문하며 자숙의 시간을 보낸 후에야 겨우 방송에 복귀했다.

남성들은 성적인 농담, 여성 비하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곤 한다. 자기네들끼리는 말할 것도 없고 분위기를 띄운다는 명목 아래 간혹 공적인 자리에서도 여성을 '안주거리'로 삼는다. 발끈하면 “뭘 그렇게 예민하게 구냐, 여자들은 저래서 안 돼” 등의 반응과 함께 성적 농담이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는 듯 넘어가곤 한다.

부정적인 말에 기분 좋을 여성은 없다. 쌀밥도 부정적인 말에 시커멓게 썩어가는데 성희롱에 맞장구치며 유쾌해질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공적인 자리에 있는 유명인들의 말의 힘은 더욱 무섭다.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요즘에는 한번 내뱉은 말을 주워 담기 어렵기 때문에 잘못된 말 한마디가 유명인 스스로의 목을 죄는 칼날이 되기도 한다. 인터넷, SNS를 타고 일파만파 퍼지는 말 한마디는 잊혀질 권리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캡처하고 녹취해서 칼날을 겨눈다. 언행에 신중을 기하는 것 또한 유명인이 누리는 인기에 비례해 그들이 가져야 할 책임의 무게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이 생기기도 한다는 점을 공인이라는 자리에 있는 유명인들은 반드시 명심해야할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