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영국 정부가 70년 전 독일의 공격으로 침몰한 영국 선박에서 5000만 달러(약 549억원) 상당의 은화를 건져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 주도로 구성된 인양팀이 해저 5150m에 있는 증기선 ‘SS 시티 오브 카이로’에서 100톤 가량의 은화를 건져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정도 깊이에 있는 침몰선에서 인양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영국 재무부 소유이던 은화는 배의 침몰과 함께 영원히 깊은 바다에 잠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영국 정부의 위탁으로 20명의 프랑스 해양학자를 포함한 인양팀이 인양작업을 벌인 끝에 70여 년 만에 다시 바다 밖으로 나오게 됐다.
‘SS 시티 오브 카이로’는 2차 대전 중인 1942년 11월 4일 100톤의 은화를 싣고 인도 뭄바이를 출발해 잉글랜드로 가다가 세인트헬레나 섬 남쪽 480마일 부근에서 독일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아 가라앉았다.
첫 공격부터 침몰까지 20분 가량이 걸렸지만, 증기선 승객과 승무원 302명 가운데 6명을 제외한 전원이 구명보트에 옮겨타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구조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독일 잠수함장 칼 프리드리히 메르텐이 구명보트로 다가가 완벽한 영어로 “안녕히 가십시오. 침몰시켜서 미안합니다(Goodnight, sorry for sinking you)”라고 인사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3주 간에 걸친 구조작업 끝에 구명보트에 탔던 사람들 가운데 200명 가량이 안전하게 육지로 구조됐으나 104명은 끝내 구조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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