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포드 코리아에게 ‘몬데오’는 애증의 대상이다. 몬데오 1세대 모델은 1996년부터 우리나라에 수입돼 한때 수입차 판매 선두권에 올랐으나 이내 인기가 시들해졌다. 2006년 나온 3세대는 1세대만큼 호응을 얻지 못했고, 2008년 4세대 모델로 국내 시장을 다시 노크했다. 그러나 이번엔 환율이 발목을 잡아 수입이 중단됐다.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던 차라 포드 코리아의 아쉬움은 더욱 깊었다.
5세대 모델은 포드 본사의 ‘원 포드’ 전략에 따라 유럽에서 ‘몬데오’, 북미에서 ‘퓨전’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이름만 다를 뿐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쌍둥이 차다. 포드 코리아는 당초 퓨전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판했으나, 이번에는 몬데오 디젤만 들여오기로 했다. 가솔린 모델의 연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후 ‘대세’인 유럽 디젤 세단으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계산이다.
포드 코리아는 지난 4월 2일부터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몬데오 디젤을 집중 홍보한 데 이어, 14일에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승회를 열었다. 연비에 관한 자신감을 입증해보이겠다는 의미다.
시동음은 부드러우면서도 경쾌하다. 정숙성에 상당한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스티어링 휠로 전해지는 진동도 억제돼 있다. 최고출력은 180마력으로, 아래급인 포커스 디젤에 얹은 163마력 엔진과 비교할 때 배기량은 같지만 출력은 더 높다.
몬데오 디젤이 연비에 강점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덕분이다. 자동변속기의 토크 컨버터 같은 부품이 없는 데다, 건식 타입보다 부드러운 습식 타입 듀얼 클러치를 사용해 변속 과정이 매끄럽다.
차안이 워낙 조용하니 음악을 즐기기도 좋다. 포드가 자랑하는 싱크2(SYNC2) 시스템에 접속하면 다양한 기능들을 음성인식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 다만, 한국어는 아직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음성인식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의 음악 제목도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다. 포드의 한국 판매가 늘고 있는 만큼, 한국어 지원기능도 탑재되면 더욱 좋을 듯하다.
몬데오 디젤은 연비 외에도 자랑거리가 많다. 뒷좌석 팽창형 안전벨트와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를 동급에서 유일하게 장착했으며,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갖추고 있다. 이런 풍부한 장비를 갖추면서도 가격은 3990만~4330만원으로 수입차치고는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됐다. 그랜저 디젤은 3215만~3452만원, 풀 옵션을 갖출 경우 3782만원이고,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는 3970만원이다.
기자가 이날 기록한 연비는 갈 때 18.4km/ℓ, 돌아올 때 18.5km/ℓ였다. 포드 코리아 측에 따르면 참가자 중 가장 좋은 기록이다. 몬데오 디젤은 운전의 즐거움과 경제성을 함께 원하는 운전자에게 잘 어울리는 중형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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