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주요 20개국(G20) 경제를 이끄는 수장들이 양적완화, 금리 조정 등 각국의 엇갈린 경제정책이 불러올 수 있는 부정적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자는 데 합의했다.
급격한 자본 이동이 나타나면 거시건전성 조치를 이용해 신흥국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회의를 한 이후 17일(현지시간) 채택한 공동선언문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부정적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국이 정책 기조를 신중히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 수장들의 이런 합의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일본·유럽은 양적완화 정책을 펴는 등 각국의 경제정책이 나라별로 달라지며 금융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공동선언문에는 우리나라의 제안으로 거시건전성 조치와 적절한 자본이동관리 조치로 금융 불안에 대응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의 금리 인상 후폭풍 등으로 급격한 자본이동이 나타났을 때 신흥국이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조치를 하면, 선진국 등 주변국이 이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경제 수장들은 일부 국가 경제가 좋아지고 있지만, 세계 경제의 회복세는 여전히 완만한데다 지역마다 차이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환율 급변동, 저물가의 장기화, 높은 수준의 공공부채, 지정학적 긴장 등을 세계 경제가 직면한 도전과제로 꼽았다.
세계 경제의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쓰고, 재정정책은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유연하게 운용하자는 합의도 나왔다.
경제 수장들은 세계 경제의 주요한 성장 동력이 투자 활성화임을 재확인하고 오는 9월까지 G20의 각 회원국이 투자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구조개혁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을 관리하기로 합의했다.
IMF 지배구조 개혁안의 조속한 비준도 촉구됐다.
G20은 2010년 서울 정상회의에서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의 발언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IMF를 개혁해 나가기로 했지만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해 개혁안 이행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번 회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회복의 '3단계 불씨론'을 펼쳤다.
유가 하락이 가져온 경기 회복의 불씨가 소비·투자로 이어지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구조개혁으로 성장의 땔감을 공급하며, 경기 회복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G20이 급격한 자본이동, 환율 급변동 등 하방 리스크를 관리해야한다는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