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여왕’ 김세영(22·미래에셋)이 역전승을 넘어서는 명승부로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김세영은 우승경쟁 상대 박인비(27·KB금융그룹) 앞에서 보란듯이 두 차례나 진기에 가까운 샷을 날리며 미국LPGA투어의 ‘신인’에서 ‘톱랭커’로 발돋움했다.
김세영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오아후 코올리나GC(파72)에서 끝난 롯데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에서 4라운드합계 11언더파 277타(67·67·70·73)를 기록, 박인비와 공동 1위를 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김세영은 이에 앞서 4라운드 마지막 홀 티샷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렸다.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은 그린 주위에 머물렀다. 홀까지는 5.4m였다. 그때까지 공동 1위였던 박인비는 2온 후 먼 거리의 퍼트를 홀옆에 붙여놓았다. 승부의 추가 박인비쪽으로 기운 듯했다. 그러나 김세영은 그 칩샷을 홀에 넣고 파로 홀아웃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다.
2010년 KLPGA투어에 데뷔한 김세영은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5승을 거둔 후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를 통해 올해 미국 무대로 진출했다. 지난 2월5일 끝난 투어 퓨어실크 바하마클래식에서 첫 승을 올렸다. 당시까지 그가 거둔 6승이 모두 역전승이었다. 뒷심이 강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2주전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그는 3라운드까지 3타차 선두였으나 최종일 오히려 역전당해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칭에 다소 흠이 갔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우승하지 못했던 경험이 나에게 더 큰 동기부여가 됐다”며 스스로 다잡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는 김인경(한화)에게 1타, 박인비에게 2타 앞선 채 최종라운드에 들어섰다. 박인비에게 우승을 내줬더라면 두 대회 연속 역전패를 당할 판이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김세영 편이었다. 그리고 역전승은 아니었지만, 올해 치러진 9개 투어 대회 가운데 가장 극적으로 승부를 결정한 명승부의 주인공이 됐다. 김세영은 우승 후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볼을 가까이 보내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세영은 올해 투어에서 처음으로 2승을 올린 선수가 됐다. 그는 우승상금 27만달러(약 2억9000만원)를 받아 시즌 상금 69만9735달러로 이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선수가 됐다. 또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1승을 거둔 김효주(롯데)를 멀찍이 제치고 1위를 달렸다.세계랭킹도 지난주 19위에서 16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투개 개막 후 6개 대회 우승컵을 독차지했던 한국(계) 선수들은 최근 두 대회(KIA클래식,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크리스티 커, 브리타니 린시컴(이상 미국)에게 우승을 내줬다가 다시 우승 행진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한국 기업이 타이틀스폰서인 이번 대회에서 1위부터 공동 4위까지 상위 5명이 모두 한국 선수들이었다. 이 대회에 세계랭킹 1,2위 리디아 고(고보경)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불참했다.
김인경은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단독 3위에 올랐고, 김효주와 최운정(볼빅)은 7언더파 277타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제니 신(한화)은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7위,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미셸 위(나이키골프)는 3언더파 285타로 공동 11위를 기록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이소영(안양여고)은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16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 대회에서는 17명만 합계 언더파를 기록했다.
최나연(SK텔레콤)과 이미림(NH투자증권)은 합계 2오버파 290타로 공동 31위, 장하나(비씨카드)는 5오버파 293타로 공동 46위를 각각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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