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노키아의 몰락으로 핀란드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유권자들이 새 총리로 정보통신(IT) 백만장자 기업가 출신의 신진 정치인을 선택했다.
19일(현지시간) 치른 핀란드 총선 개표 결과 4년 동안 야당이던 중도 성향의 중앙당이 21.2%를 득표, 200석 중 49석을 차지하면서 정권을 되찾았다고 가디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또 다른 야당이자 ‘반(反)유로’, ‘반(反)이민’을 내건 극우정당 진짜핀란드인(True Finns)당은 38석(득표율 17.6%)을 확보하며 제2당에 올랐다. 반면 중도보수 성향의 집권 다수당 국민연합당은 득표율에서는 진짜핀란드인당을 앞섰지만 의석수는 37석(득표율 18.2%)을 얻는 데 그쳤다. 소수당 연정 파트너인 중도진보 사회민주당은 34석(득표율 16.5%)을 기록했다.
IT 기업인 출신인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지 4년 만에 핀란드 총리가 된 유하 시필레(53) 중앙당 당수는 “선거 결과에 만족한다”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시필레는 선거 전부터 “핀란드가 제2의 그리스가 될 수 있다”며 “일자리 2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하며 경제 회생에 진력할 뜻을 내비쳤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노키아 공화국’으로 불렸던 핀란드는 2008년 노키아의 몰락으로 경제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2008년 6.4%였던 핀란드 실업률은 2009년 8.2%, 2010년 8.4%로 뛰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실업률은 8.8%를 기록,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2007년 5.3%에서 2008년 0.3%로 떨어진 데 이어 2009년에는 -8.5%로 추락했다. 이후 2년 동안 회복 기미를 보이다가 2013년 다시 -0.8%로 떨어졌다. 빠른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와 주요 수출 대상국인 러시아의 경제 악화 역시 핀란드 경제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시필레는 20일부터 새로운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총선 승리로 국민연합당 대신 연정을 재구성하게 될 중앙당은 최소한 정당 두 개와 손을 잡아야 과반이 된다.
유럽연합(EU)의 다른 회원국들은 제2당으로 올라선 진짜핀란드인당의 합류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유로화에 반대하고 그리스의 구제 금융 지원을 거부하는 진짜핀란드인당이 연정 파트너가 되면 핀란드 외교 노선의 '반유로' 정책이 강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EU의 구제금융 지원은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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