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반야계규’로 마음 졸인 중국증시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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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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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반야계규(半夜鷄叫)’라는 중국 사자성어가 있다. 한밤중에 닭이 운다는 말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주말 중국 증시 투자자들은 ‘반야계규’로 가슴을 졸여야만 했다. 주말 사이 느닷없이 증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각종 호재·악재가 뒤섞여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중국 누리꾼들이 "주말에 장이 열렸다면 상하이지수가 최소 300포인트는 출렁거렸을 것"이라고 빈정댔을 정도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숨가쁜 주말을 보내긴 마찬가지였다. 지난 주말 사이 증시 보고서를 세 번이나 갈아 엎어야 했던 고통스런 사연도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발단은 중국 금융당국이었다. 금요일(17일) 저녁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가 증시 신용거래 규제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지난 1월 이미 당국의 신용거래 단속으로 7%가 넘는 주가 폭락을 경험한 악몽이 있는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시장의 민감한 반응에 놀란 증감회는 바로 다음 날인 토요일(18일) 돌연 말을 바꿔 “증시 투자 억제 조치가 아니다”고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이어 일요일(19일) 저녁엔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를 깜짝 발표했다.

물론 경기 둔화로 중국이 조만간 지준율을 인하할 것은 예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휴일인 일요일 저녁을 선택해 발표한 것이 수상쩍다. 과열된 증시를 가만히 놔두자니 그렇고 섣불리 규제책을 쓰기는 부담스러운 중국 금융당국의 딜레마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증시는 흔히들 ‘국가가 이끄는 강세장(國家牛市)’, ‘정책에 의존하는 시장(政策市)’라 부른다. 그만큼 중국 정부의 말 한마디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모두가 쉬는 주말에 중국 정부가 보여준 오락가락한 모습은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웠다.

최근 중국 자본시장은 점차 개방되며 이제는 글로벌 증시와 따로 놀지 않고 점차 동조화 양상을 띠는 추세다. 중국 증시가 기침하면 세계 증시가 독감에 걸릴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중국 금융당국이 판단과 언행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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