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기업 중 미국 달러화 표시 부채 상환에 실패, 결국 파산의 길을 걷게된 기업이 사상 처음으로 나왔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증폭되고 신흥국 회사채 시장 전체에 경고음이 감지됐다.
중국 봉황재경(鳳凰財經)은 홍콩증권거래소가 20일 공시를 통해 중국 중견부동산그룹인 자자오예(佳兆業·카이사 01638 HK)가 달러화 채권 이자를 상환하지 못해 결국 파산했다 밝혔다고 21일 전했다.
자자오예는 지난달 2017년과 2018년 만기 채권 이자인 5160만 달러(약 560억원)를 상환하지 못해 20일까지 30일간의 유예기간을 받았지만 결국 상환에 실패한 것이다. 이는 중국 경기하강압력 증가, 부동산 시장 침체기조 등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근 침체색이 짙은 중국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기업 디폴트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기준, 중국 A주 139개 부동산 상장사의 부채율은 전년 동기대비 24%포인트 늘어난 101%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 전반적으로 외채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는 지난해 6월 기준 중국 기업의 해외은행 외채규모가 1조1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 세계 7위 규모이자 신흥국 중에서는 최고치다.
외채 외 기타 부채도 늘어나는 추세다. 로이터 통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의 국내 은행 신디케이트론(다수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제공하는 중장기 대출)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인 약 1413억 달러(약 155조5000억원)로 전년대비 무려 20% 증가했다. 2014년 한 해 동안 중국 국내에 신규 발행된 회사채 규모도 1010억 달러를 웃돌았다.
중국 기업이 흔들리면서 전반적으로 경기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국 회사채 시장에 기업 디폴트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는 모양새다. 미국 달러화 강세로 채부부담이 부쩍 커진 것도 이같은 분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신흥국 회사채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시장조사기관 EPER글로벌에 따르면 신흥국 회사채 투자펀드는 올 들어 3월까지 3개월 연속 자금 순유출을 보였으며 그 규모가 무려 5억5600만 달러(약 6024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올해 신흥국 고수익 회사채 디폴트 발생률을 지난해 3.2%에서 다소 증가한 5.4%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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