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전 세계 31개 주요 통화 중 한국 원화 가치가 올해 들어 네 번째로 높은 가치 상승률을 보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국제금융시장과 금융투자업계는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1.09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루블화(17.947%), 스위스 프랑화(3.754%), 대만 달러화(2.116%)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루블화의 경우 러시아 경제제재의 여파로 지난 1월까지 가치가 절반 이하로 추락하다가 이후 일부 반등하는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이번 루블화의 상승률은 일시적 변동 성격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현 시점에서 원화는 전통적인 안전통화로 꼽히는 스위스 프랑화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강세인 통화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 1년 전 100엔당 1010엔대에서 이날 현재 900엔대로 약 11.5%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하반기 이후 달러 강세 속에 1100원대로 상승했고, 지난달 중순에는 한국은행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 영향 등으로 1120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가 83억9200만 달러로 월간 최대 기록을 경신하는 등 대규모 흑자가 계속돼 지난달 중순 이후 50원 이상 하락, 원화 강세기조로 돌아섰다.
여기에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까지 가세했다.
중국 금융 당국은 지난달 초 기준금리 인하 등 거듭된 통화완화 조치를 잇따라 내놓았다. 더욱이 지난 20일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1% 인하 조치 여파까지 더해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당 1079.2원으로 4.5원까지 내려간 것이다.
이 같은 원화 강세 현상에 금융 당국의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내린 지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아 단기간에 추가 금리 인하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게다가 최근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에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하라고 압박하는 등 안팎으로 통화당국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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