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21일 정부, 국회에 제출한 ‘지방소득세 세무조사 관련 경제계 의견 건의문’을 통해 “동일한 과세표준에 대해 세목이 다르다는 이유로 중복적 세무조사를 허용하는 것은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며 “전국 226개 시·군·구의 지자체가 동시다발적으로 세무조사에 나선다면 다수 지자체에 사업장을 둔 기업은 경영상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세법 개정에 따라 올해(지난해 소득분)부터 법인이 내는 지방소득세를 징수하는 기관이 국세청에서 전국 226개 시·군·구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기업은 국세청에만 내던 재무상태표, 포괄손익계산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등의 부속서류는 물론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사업장 소재 지자체마다 신고해야 한다. 대한상의는 “법 개정 전에는 별도 절차 없이 법인세액의 10%를 지자체에 납부하면 됐지만 앞으로 전국 각지에 사업장이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이제 수십, 수백개의 지자체에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결국 기업은 동일한 과세표준에 대해 국세청의 세무조사에 이어 사업장이 소재한 각 지자체로부터 지방소득세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이 전국 30개 지자체에 지사나 지점, 사업장을 두고 있다면 30개 지자체 모두가 세무조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대한상의는 “세무조사는 사전준비, 현장 대응, 필요할 경우 불복절차까지 상당한 비용을 유발하는데 세목과 과세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동일한 과세표준에 대해 동시 다발적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 경영상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세청과 각 지자체가 동일한 과세표준에 대해 서로 다른 처분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은 경우 세액 확정이 어려워 납세자는 물론 국가행정에도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윤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 대해 지자체가 세무조사를 할 경우 실익과 비용을 잘 따져보아야 한다”며 “세무조사로 인한 탈세방지 효과보다 기업의 납세협력비용과 국가행정비용이 과도하게 크다면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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