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매각이 윤곽을 잡아가는 가운데 해당 부지가 오피스 중심으로 건축되도록 세부계획안이 통과된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엠디엠(MDM)이 원하는 복합시설을 짓기 위해선 기존 서울시의 통과 내용을 변경해야 하는데 시간과 절차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21일 부동산개발업체 엠디엠에 따르면 최근 강남구 등과 르네상스호텔 재건축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의 확대·변경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삼부토건이 보다 용이한 매각과 추후 사업 운영자로 나설 것을 대비해 해당 부지에 호텔과 오피스를 지을 수 있도록 제출한 세부계획안이 통과된 데 따른 것이다.
MDM·카이트(한국자산신탁) 컨소시엄은 최근 르네상스호텔 매각 본입찰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채권단과 소유주인 삼부토건은 상반기 내에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구명완 MDM 대표는 "이 부지에 호텔·오피스뿐 아니라 서비스 레지던스, 주상복합, 쇼핑몰 등이 결합된 일본의 롯폰기힐스와 같은 복합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삼부토건이 지난달 특별계획구역에 속한 해당 부지에 대해 호텔·오피스 위주의 세부개발계획을 마련한 바 있어 사업 방향에 맞추기 위해 강남구 등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르네상스호텔 부지는 태헤란로제2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에 묶여 있으며 2009년부터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관리돼 왔다. 특별계획구역은 지구단위계획구역 가운데 창의적 개발안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거나 계획안을 작성에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될 경우 별도의 개발안을 만들어 지구단위계획으로 수용, 결정하는 구역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도시 건축공동위원회는 지난달 르네상스호텔의 재건축을 위한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을 통과(수정가결)시켰다. 계획안에 따르면 대지면적 1만8480㎡에 용적률 880%를 적용한 37층(높이 159m) 건물 두 동이 지어진다. 호텔과 업무, 판매문화 및 컨벤션을 갖춘 업무복합시설로 구성될 예정이다. 용도비율은 업무시설이 77%, 호텔이 16%를 차지한다. 나머지 7%는 기타시설로 꾸며진다.
구 대표는 "최종 매입까지 변수가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무난하게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은 다소 소요되겠지만 원하는 대로 계획을 변경해 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건축물 허용 범위가 확대·변경될 경우 높이 등의 세부 조건은 변경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이 고시되지 않은 상태여서 최초 계획안 제출자가 이를 취소하고, 변경안을 다시 제출한다면 논의를 진행하는 데 무리는 없다"며 "변경안의 내용에 따라 검토기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MDM 컨소시엄은 인수가격으로 9000억원 이상을 제시해 8000억원대를 제시한 부동산펀드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복합단지 개발 노하우와 자본력을 갖춘 점도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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