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연초부터 뜨거웠던 서울 주택시장 열기가 다소 주춤해졌다.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거래량이 3월에 비해 줄어들기 시작했다. 봄 이사철이 마무리되면서 전세시장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설업계는 최근 사정한파란 악재까지 겹치면서 오래간만에 접어든 상승기류가 걷히게 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포스코건설과 경남기업에 이어 호남의 중견건설사인 중흥건설 정원주 사장이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건설업계는 물론 호남의 정계가 사정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아파트거래 4월 들어 주춤= 연초부터 들썩였던 주택시장도 이달 들어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516건(일 평균 405건)으로 3월 1만3087건(일 평균 422건)보다 5% 가량 줄었다. 가격 상승세도 다소 꺾였다. 국민은행 통계를 살펴보면 3월에 0.15~0.16%까지 올라갔던 주간 상승률이 4월 첫째주 0.14%, 둘째주 0.12%로 떨어졌다.
아파트 전세 거래 역시 4월 들어서 거래가 감소했다. 3월 거래량 1만3496건(일 평균 435건)과 비교해 이달 들어선 21일 기준 6310건(일 평균 300건)으로 31% 줄었다. 전셋값도 이달 들어 점차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폭이 한 풀 꺾이고 1일 평균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전세수요 상당수가 매매로 전환한 데다, 봄 이사철 전세 거래가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전세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주택시장은 계절적 요인 등으로 가격 상승세나 거래가 주춤한 상황"이라며 "특히 단기에 가격이 많이 오른 단지들은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견지하면서 상승세가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정한파에 건설업계 전전긍긍= 건설업계는 검찰의 사정 바람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정원주 사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사장은 순천 신대지구 개발사업 과정에서 회사자금 200억원 이상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흥건설은 순천 신대지구를 개발하면서 실시계획을 9차례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공공시설 용지와 녹지는 줄이고, 상업용지를 늘려 수백억원대의 개발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정창선 회장과 그의 아들인 정원주 사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흥건설 사장이 횡령한 거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호남 출신 야당 정치인들에게 비자금이 유입된 정황은 아직 포착하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으나, 정 사장이 구속되면 그 사용처를 강도 높게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SK건설과 참여업체 전·현직 임원 7명이 1000억원대 규모의 관급 공사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했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SK건설은 2009년 12월 한국농어촌공사가 공고한 '새만금방수제 동진3공구 건설공사' 입찰 과정에서 대우건설을 들러리로 내세우고 금광기업과 코오롱글로벌과는 응찰 가격을 미리 합의해 공사를 1038억원에 낙찰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일부 대기업들은 계열 건설사들을 통해 암암리에 공사비 부풀리기 등을 통해 뒷돈을 조성하는 창구로 활용해왔다"며 "이 같은 관행들이 최근 들어 반복돼 터져나온다는 점에서 당분간 건설업계를 향한 사정 칼날의 강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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