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4·3추념식 노래 선정에 정부가 개입됐다는 의혹과 관련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김정학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지난 3일 엄수된 제주4·3희생자추념식 식전행사 합창곡에서 ‘잠들지 않는 남도’와 ‘애기 동백꽃의 노래’가 빠진 이유에 대해 ‘행정자치부의 권고 사항에 따라 도가 협력했다’고 답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원희룡 제주지사가 행자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해당 노래를 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던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해당 논란에 대해 도정질문 당시 지사는 행자부에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는 권한이 없다고 답변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추념식 주관은 제주도가, 행자부는 주최한 것이 맞지 않느냐” 면서 “결국 우리가 주관인데 노래선정은 행자부 결정이었냐”고 캐물었다.
김 국장은 “주관은 우리가 맞다. 행자부에서 권고한 부분에 대해 논의를 거쳐 노래를 자체적으로 정한 것일 뿐”이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런데 왜 지사는 도가 권한이 없어 노래 선정에 관여할 수 없었다고 해명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에 김 국장은 “지사가 말씀드린 사항도 제가 말씀드린 것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김 의원은 “무슨 소리냐. 도정질의 당시 원 지사는 분명히 노래 선곡에 관한 권한이 없다고 답변했다” 며 “속기록에도 나와있다”고 재차 추궁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행자부와 협상한 것이 맞긴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럼 지사가 잘못 답변한 것이냐, 엄청나게 다르다. 어디에서 잘못한 것이냐”고 고성을 질렀다.
김 의원은 “행자부는 국회 질의에서 4·3노래로 대중적인 노래를 했으면 좋겠다고 안을 냈는데 도가 알았다고 해서 당시 노래를 정했다고 답변했다” 며 “하지만 저는 분명히 원 지사가 권한이 없어서라는 해명을 들었다. 그럼 지사가 도정질문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4·3희생자 추념식 노래로는 ‘잠들지 않는 남도’와 ‘애기 동백꽃의 노래’를 빼고 ‘그리운 마음’과 ‘비목’이 2곡이 대신했다.
이 노래 선정과 관련, 4.3유족회 등 희생자 가족들을 중심으로 4·3추념식 식전 행사에 불려지는 노래가 전혀 4.3과 맞지않다며 4·3의 근간을 뿌리채 뽑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원 지사도 지난 15일 열린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4·3희생자추념식 식전행사 합창곡이 바뀐 것에 대해 “행자부의 결정 사항이었다”며 도는 권한 밖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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