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운·송종호 기자 = 핀테크 ‘불똥’을 맞은 밴(VAN)업계가 생존을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부의 핀테크 활성화 정책으로 오프라인 상에서 신용카드 거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업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받고 있는 밴업계는 각종 신사업을 시도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간편결제시스템의 증가로 밴업계의 수익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가 핀테크 활성화 드라이브를 걸면서 다음카카오 등 간편결제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간편결제시스템인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출시한 지 한달 만에 가입자 수 120만명을 확보했으며, 지난 2월 현재 300만명을 넘어섰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와 가맹점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카카오페이의 경우 하반기 오프라인 결제 지원이 되면 더 빨리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들도 자체적으로 간편결제시스템을 운영하며 핀테크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간편결제시스템 ‘스마일페이’를 시작한 옥션은 1분기 스마일페이 결제 매출액이 지난해 2분기 대비 142%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옥션의 모바일쇼핑 비중은 지난해 1분기 전체 매출의 19%에서 올 1분기에는 35%로 2배 가량 상승했다. 이외에 11번가는 ‘시럽페이’ 등을 선보이며 간편결제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조만간 모바일 결제금액 한도를 30만원에서 50만원까지 늘리고, 연말까지 기명식 전자지급 수단의 발행한도를 200만원까지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오프라인 신용카드 거래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이같은 핀테크 활성화는 밴업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오프라인 상에서 카드사로부터 신용카드 거래 1건 당 113원의 수수료를 받아온 밴사에게 온라인 간편결제시스템 확산은 곧바로 수익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밴사들의 리베이트 관행을 철폐하기 위해 건당 수수료를 33원까지 인하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까지 발의해 놓은 상황이어서 밴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밴업계는 생존을 위해 신사업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밴업계 관계자는 "결제수단의 변경은 카드단말기 사업의 쇄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이로 인해 밴업계도 과거 활성화에 실패했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단말사업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단말기 한 대에 1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인해 대중화에 실패했지만 현재는 중국 OEM 등을 통한 원가 부담 하락으로 가맹점 보급이 수월해질 것으로 밴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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