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로 해외도피사범 100명 적색수배령...여우사냥 포위망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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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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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폴 적색수배령이 내려진 100명의 해외도피사범 명단을 공개했다. [사진 = 중국중앙기율검사위원회 홈페이지]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사정 당국이 해외도피 경제사범 100명에 대한 인터폴(ICPO·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령(Red Notice)'을 내렸다. 

인터폴이 발행하는 적색수배는 강력범죄나 액수가 큰 경제범죄를 저지른 뒤 해외로 도피한 사람에게 내려지는 가장 강력한 1급 국제 수배조치다.

중국정부가 100명의 경제사범에 대한 수배령을 한꺼번에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구 끝까지 추적해서라도 부패 사범을 검거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현직 공직자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레드카드로 해석된다.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외 부패사범 검거와 장물 회수를 위한 일명 '하늘망(天網)' 행동계획의 본격 시행을 예고하면서 적색수배령이 내려진 10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고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23일 보도했다. 

기율위는 도피사범의 성명, 성별, 소속기관, 신분증 번호, 적색수배령 최초 배포 일시, 도피일시, 예상 도피국 등과 관련한 정보를 전면 공개했다. 

수배령에 포함된 100명의 도피사범 중에는 거물급 공직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대표적으로 양슈주(楊秀珠) 전 원저우(温州)시 부시장, 쉬진(徐進) 전 우한(武漢)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양샹훙(楊湘洪) 원저우시 루청(鹿城)구 당서기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최고의 거물급 여성 부패 공직자로 평가받는 '부패의 여왕' 양슈주는 수배명단의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3년 4월 미국으로 도피한 이후 2004년 적색수배령이 내려졌다. 양슈주의 비리규모는 2억5320만 위안(약 443억원)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이미 4240만여 위안의 뇌물을 회수하고, 7000만여 위안의 자금과 부동산을 동결한 상태다.

최고 연장자는 81세의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 전 정법위 부서기 겸 공안국장을 지낸 쉬총룽(徐聰榮)으로 2003년 도주 때 이미 70세였다.

도피 시기는 1996년부터 2014년까지로 다양했지만, 대부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하기 직전인 2011∼2013년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체제 출범 전인 2001∼2002년 도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적색수배자가 가장 많이 포진된 나라는 미국으로 40명이 미국에 도피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직위가 높고 부정축재금액이 많은 공직자일수록 미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도피사범의 절반 가까이는 부서의 우두머리급 공직자이거나 기업 최고 책임자였다. 

지역별로는 광둥(廣東)성 출신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범죄 유형별로는 뇌물수수가 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77명, 여성이 23명이었다.

반(反)부패 전문가인 런젠밍(任建明) 베이징(北京)항공항천대학 교수는 "이같은 대규모 수배령은 역대 처음"이라면서 "중국 정부의 부패타파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국내 관료들에게도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평했다.

지난 2013년 집권 이후부터 호랑이(고위 부패관료)와 파리(하위 부패관료)를 대거 색출한 시진핑 지도부는 지난해부터 여우(해외도피 부패관료) 사냥을 위해 전세계적 포위망을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해외도피 경제사범 검거작전인 '여우사냥' 특별행동을 벌여 69개 국가에서 680명을 잡아들였다. 최근에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해외도피 행각을 벌인 저장(浙江)성 취저우(衢州)시 바이타이(百泰)그룹의 실제 운영자 후(胡)모씨를 그리스로부터 인도받는 성과를 거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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