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여종업원의 머리를 수시로 잡아당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키 총리가 과거 한 방송사와 인터뷰하고 있는 여학생의 머리를 잡아당기고 있는 모습. [사진= 트위터]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여종업원의 머리카락을 상습적으로 잡아당겼다가 당사자의 항의를 받고 사과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키 총리가 자주 찾는 카페의 한 여자 종업원이 좌파 성향의 ‘데일리 블로그’에 익명으로 올린 글에서 “내가 일하는 오클랜드 한 카페의 단골 손님인 총리가 지난해부터 수개월간 반복해 '포니테일'(뒤로 묶은 머리)을 잡아당겼다”고 밝혔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여종업원은 “처음에는 총리가 표를 얻기 위해 유쾌한 남자 이미지를 만들려고 장난친다고만 생각했다”며 “총리의 행동이 계속되면서 불안이 커졌고 그만둘 것을 요청했지만 멈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말 머리카락을 당기는 총리에게 ‘그만 하지 않으면 진짜 때리겠다‘며 화를 내자 총리는 카페를 떠났다가 와인 두 병을 들고 돌아와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어 “총리 부인은 총리가 내 머리를 잡아당기는 모습을 보고 ’불쌍한 이 여자를 건드리지 마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키 총리는 이에 대해 뉴질랜드 방송에 “머리카락을 잡아당긴 것은 악의 없이 장난으로 한 일”이라고 해명했으며 이날 이 여종업원에게 사과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뉴질랜드 전역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녹색당의 메티리아 투레이 공동대표는 “국민 대다수는 진지하게 대우받지 못하면 어떤 기분이 들 지 잘 알고 있다”면서 “이 사건은 키 총리가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낄 지를 판단하는 현실 감각을 상실했다는 신호”라고 비판했다. 재키 블루 고용기회균등위원회 위원장은 CNN에 “누구든지 타인의 허락 없이 그들의 몸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며 “어디에서든 예외는 없다”고 말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 [사진= 키 총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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