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12시간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던 이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다시 검찰청사에 출두했다.
검찰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이씨는 '재소환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사를 받고 오겠다.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들어갔다.
앞서 1차 소환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씨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모른다고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진술했다"면서 "성 전 회장이 돌아가시기 전의 행적에 관해 (검찰이) 물어봤다"고 말했다.
특히 이 씨는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인 지난 8일 밤 마지막 대책회의에 박 전 상무와 함께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이 윤 전 부사장을 찾아가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에도 동석해 대화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소환 조사를 통해 수사팀은 '성완종 리스트 8인'의 개별 금품 수수 의혹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특히 금품수수 정황이 구체적으로 제기된 이완구 국무총리 및 홍준표 경남지사와 관련된 조사가 중점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은 9일 사망하기 전 언론 인터뷰에서 2013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이 총리에게 3000만원을, 2011년 5∼6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홍 지사에게 1억원을 각각 건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수사팀은 이씨가 성 전 회장의 정치권 일정에 거의 빠짐 없이 동행한 만큼 당시 정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은 아울러 이씨를 상대로 성 전 회장의 사망 하루 전인 8일 박 전 상무와 함께 참석한 대책회의의 성격과 성 전 회장의 과거 정치권 금품 제공 내역이 기록된 비밀장부 존재 여부, 그리고 증거인멸 관여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날 이씨의 진술 내용에 따라 '리스트 8인' 중 첫 번째 수사 대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이 총리 또는 홍 지사, 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수사팀 관계자는 앞서 "1차 조사를 통해 금품수수 정황이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인물을 우선 수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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