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건설시장 회복과 성수기 시즌 돌입,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H형강 수입이 다시 늘고 있다. 저가제품 유입으로 H형강 대리점이 판매하는 1차 유통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70만원선 붕괴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산 H형강의 1차 유통가격은 t당 72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약 8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업계는 H형강의 가격 하락 원인으로 수입재 유입을 꼽는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으로 지난 1분기 H형강 수입량은 17만5000t으로 전년대비 41.9%가 감소했다. 하지만 3월 수입량은 8만7000t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8.7%가 증가했다.
즉 1월과 2월 수입량이 감소했을 뿐 3월들어 수입물량이 다시 증가한 것이다. 현재 중국산 H형강의 유통가격은 t당 55만원 수준으로 국내산에 비해 17만원 가량 저렴하다.
지난해 12월 무역위원회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가 제기한 ‘중국산 H형강 반덤핑’ 제소에 대해 혐의가 있다고 예비판정하고, 국내 업체들의 기대보다 높은 수준인 17.69%~32.72%의 잠정 덤핑률을 책정했다.
국내 H형강 업체들의 반덤핑 제소에도 이처럼 중국산 저가 제품 수입이 증가한 이유는 오는 5월 말로 예정된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여유가 있는데다 유통사들이 성수기를 맞아 재고 확보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반덤핑 관세 최종판정은 5월 21일로 잠정 확정된 상태다. 하지만 H형강 제조업체들은 실사작업이 길어짐에 따라 판결은 더 늦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판결이 지연될수록 수입재 유입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 최종판결이 4월 말로 예정돼 있었으나 1개월이 연기된 5월 말로 잠정 확정된 상태”라면서 “실사작업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최종 판결은 5월 이후로 너머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H형강 제조업체들은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율을 요구 중에 있다. 만일 정부가 낮은 수준을 적용할 경우 여전히 국산 제품보다 저렴한 중국산 H형강이 국내 시장을 교란할 것으로 내다보고 시장 위협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여부에 국내 철강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면서 “국내 시장 보호를 위한 정부측의 강력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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