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 1분기 자동차 판매 실적이 118만2834대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 1분기 현대차의 국내 자동차 판매는 15만4802대로 전년 동기대비 3.7%, 해외는 10만8032대로 3.6% 각각 줄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시장 상황과 달리 공급 물량이 뒷받침하지 못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현대차는 분석했다.
자동차 판매 감소로 총 매출액도 전년 동기대비 3.3% 줄어든 20조94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1조5880억원)과 경상이익(2조3210억원)도 같은 기간 각각 18.1%, 13.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1조9833억원에 그쳤다
주요 환율 동향을 보면 원·달러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069.0원에서 지난해 4분기 1086.7원, 올 1분기 1100.3원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원·유로와 원·루블, 원·헤알은 강세를 이어가 실적 악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1분기 원·유로는 1239.3원으로 전년 동기(1465.0원) 대비 15.4% 감소했다. 원·루블(17.5원)은 같은 기간 40.9% 급감했고 원·헤알은 16.0% 감소한 386.3원이다.
현대차 이원희 재경본부장 사장은 “이중 통화로 현지 공장의 원가율이 상승하고 현지 내수 수요가 둔화해 손익에 영향을 미쳤다”며 “러시아·브라질 등에서 현지화 비율을 높이는 등 시장 지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어려울 때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환율 개선 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어 중기 방안으로 대응했다”며 “해외 생산의 경우 달러 결제 비중을 늘려 수익성 안정성을 높이려고 했다”고 전했다.
향후 경영환경에 대해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자국통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주요 경쟁사 공세로 국내·외 주요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 등 전략 차종과 친환경차 출시로 고객·시장 요구에 대응하고 연구개발과 투자를 확대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형 투싼의 경우 올해 판매 목표는 28만대이며 내년부터는 연간 57만대를 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역별로는 내수가 4만5000대이고 북미 9만대, 유럽 20만대, 중국 15만대 등이다.
관심이 모이는 미국 공장 증설 또는 추가 설립에 관해서는 생산 차종 등을 포함해 종합 검토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미국 자동차 수요는 1680만대이고 내년 1720만대, 2017년 1750만대로 지속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현지 공장 가동률이 한계에 미쳐 공장 증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이달 초 착공한 중국 창저우 공장과 착공 예정인 충칭공장을 통해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인도·브라질 등 거대 신흥시장에서 시장 지위가 꾸준히 향상돼 향후 신흥국 경제가 안정화되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i20·ix25 등 지역별 전략 모델 판매 호조세가 지속되고 공장판매도 증가할 것”이라며 “2분기 이후 전년도 원·달러 평균 환율 기저가 낮아 보다 우호적인 환율 여건이 조성되면 수익성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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