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거짓말 논란…‘검찰 못 믿겠다’ 野 ‘특검’ 카드 전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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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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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둘러싼 검찰의 고강도 수사에도 불구, 리스트에 오른 여권 인사들의 금품수수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정치권의 ‘특검’ 요구가 전면화 됐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2013년 재보궐선거 당시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거짓말 논란을 빚어 결국 사의표명을 한 데 이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성 전 회장으로부터 뒷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찰의 수사 역량에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에 1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언급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성 전 회장으로부터 뒷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찰의 수사 역량에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사진=SBS 화면 캡처]


◆김기춘 거짓말 논란, 검찰 수사역량 의구심

‘성완종 리스트’에 10만 불이라고 명시돼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던 김 전 실장은 지난 2006년 9월 당시 한나라당 전 대표 자격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독일·벨기에 방문 비용과 관련해 “(초청 단체인) 아데나워 재단에서 항공료나 체재비를 비용을 부담했다”면서 (돈 쓸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10만 달러나 되는 거액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며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이들을 초청한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은 “(당시 한나라당) 대표단이 베를린과 브뤼셀에 머무는 동안 숙식 및 교통비용을 제공했다. 유럽을 오가는 국제항공편에 대해선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힌 보도가 23일 나오면서 김 전 실장은 또 다시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앞서 김 전 실장은 ‘성완종 리스트’ 폭로 직후에도 “(성 전 회장을) 만난 적도 없다”면서 성 전 회장과의 친분을 극구 부인했다가, 이른바 ‘성완종 다이어리’가 공개되자 “착각했던 것 같다”면서 말을 바꿔 거짓말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이처럼 연일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이들의 거짓말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검찰 특별수사팀은 경남기업 압수수색과 성 전 회장 측근을 상대로 연일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어 난관에 봉착한 모습이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성 전 회장의 수행 비서였던 이용기(43) 경남기업 홍보부장을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12시간가량 소환 조사한데 이어 23일 오전 재소환하며 ‘성완종 리스트’8인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특히 수사팀은 이날 중으로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 상태인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하는 등 수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사실상 ‘성완종의 입’으로 불리던 두 사람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이들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현재까지 검찰은 진실 규명이 도움이 될 결정적 단서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수사팀은 이들에게 다른 혐의를 적용해 신병을 확보한 뒤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22일 새벽 박 전 상무를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한 것도 이런 맥락이란 분석이 나온다.

수사팀은 일단은 박 전 상무와 이 부장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며 진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사팀은 이완구 국무총리, 홍준표 경남지사 등 성완종 리스트 8인 가운데 금품수수 정황이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인물을 우선 수사할 것으로 점쳐진다.
 

검찰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은 일단은 경남기업 박 전 상무와 이 부장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며 진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아주경제DB]


◆成 측근 ‘모르쇠’에 검찰 난감…정치권 ‘특검’ 요구 거세

검찰 수사가 이처럼 난항을 겪다보니 정치권에서는 ‘더 이상 검찰을 믿을 수 없다’며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면화 됐다.

이미 여당은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야당이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사실상 대통령이 관여할 수 있는 상설특검 대신 별도의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우유부단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의 특검 요구를 전면화 하고 나섰다.

이는 이완구 총리에 이어 김기춘 전 실장의 거짓말 논란이 불거지고 여당이 ‘성완종 특별사면(특사)’와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표 등을 언급하며 ‘물 타기식’ 여론전을 이어가자, 야당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법무부장관 등 정부 여당의 입김이 배제된 ‘특검’을 도입해 실체적 진실 규명을 하자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문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 리스트 거명 인사들에 대해서는 자진사퇴,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수사관여 중단을 요구했다.

야당에서 성완종 파문에 대한 특검 요구가 공식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 점에서 향후 검찰 수사 역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표는 여당이 의혹을 제기한 ‘성완종 특사’와 관련해선 “후임자(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를 정치적으로 고려한 사면이었다”며 “단언컨대 참여정부 청와대엔 더러운 돈을 받고 사면을 다룬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떳떳하면 그것(성완종 특사)에 대해 조사를 한 번 해보면 좋겠다”면서 “분명히 그 해 12월 19일 대통령선거 이전에 성완종 사면에 대한 서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말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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