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다양한 레이서들이 경연을 벌이는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이하 KSF)’이 오는 26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시즌 개막전을 갖고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 후원사로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한국타이어, 현대성우오토모티브코리아, 기아자동차, 서한, 현대모비스, 현대해상화재보험, 현대글로비스, 현대종합상사가 참여했다.
총 117대의 레이스카가 출전하는 올해는 하위 클래스의 고수들이 대거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에 도전하며, 쏠라이트인디고-서한퍼플모터스포트 간의 자존심을 건 대결 등 더욱 치열한 경쟁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새로운 영웅 탄생 기대되는 ‘제네시스쿠페 20’
2014년 제네시스쿠페 20클래스는 김재현(쏠라이트인디고레이싱)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했다. 2013년 대회 아마추어 클래스인 포르테 쿱 챌린지레이스 챔피언이기도 한 김재현은 2014년 첫 프로클래스 도전에도 불구하고 시즌 7번의 결승에서 5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고, 한국자동차경주협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드라이버 상’까지 수상했다. 그 결과 김재현은 소속팀에서 대회 최고 클래스인 제네시스 쿠페 10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올해 역시 작년 김재현의 성공 스토리를 이어 받을 새로운 영웅 탄생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먼저 ‘유재석의 멘토’로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권봄이(서한-퍼플모터스포트)가 올해는 체급을 높여 프로클래스인 ‘제네시스 쿠페 20’ 클래스에 도전한다. 작년도 대회 사상 여성 드라이버 최초로 폴 포지션(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 예선 1위)을 기록했던 탄탄한 실력을 갖고 있어, 제네시스 쿠페 클래스에도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압도적인 기량으로 4승을 일궈 낸 이원일(2014 K3 쿱 챌린지레이스 챔피언) 역시 ‘채널A동아일보 레이싱팀’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고 2011~12 포르테 쿱 챌린지레이스 연속 석권과 작년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 종합 2위를 기록한 이진욱도 ‘태강 모터스포츠’에 소속되어 제네시스쿠페 20에 도전한다.
이 밖에도 프로드라이버로서의 자질을 확인한 서주원(쏠라이트인디고레이싱)을 비롯해 한민관(록타이트 HK), 안현준(태강모터스포트) 등 쟁쟁한 실력자들이 포진하고 있어 제네시스 쿠페 20클래스는 ‘군웅할거’의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쿠페 20는 강력한 경주차 성능에 비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프로드라이버 입문을 위한 최적의 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용호상박의 진검승부, 제네시스 쿠페 10
대회 최고클래스인 제네시스 쿠페 10 클래스는 지난 2년 간 한 차례씩 승패를 주고받은 쏠라이트인디고레이싱팀과 서한-퍼플모터스포트 간의 진검승부로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시즌 중반 역전을 허용하며 아쉬운 패배를 기록한 서한-퍼플모터스포트는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김중군(前 아트라스BX)과 정회원(록타이트-HK)을 새롭게 영입하며 기존 김종겸, 장현진과 함께 4인의 드라이버 체제로 개편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히 김중군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KSF 대회에서 상위권을 꾸준히 기록했던 만큼, 팀 챔피언십과 드라이버 부분 타이틀을 탈환하고자 하는 서한-퍼플모터스포트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통의 명가 ‘쏠라이트인디고레이싱팀’ 또한 김재현을 제네시스 쿠페 10클래스로 격상시키며 2014년 챔프 최명길과 베테랑 오일기와 함께 3인 드라이버 체제를 갖추었다. 팀의 오늘(최명길)과 미래(김재현)가 동시에 레이스에 투입되는 만큼, 팀의 승리뿐만 아니라 두 드라이버 간의 미묘한 자존심 대결에 관전 포인트로 급부상 하고 있다.
한편 두 팀의 대거 전력 보강은 피트스톱 승부에 있어 운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정한 팀워크 대결을 상징하는 피트스톱에서 작업 부담이 크게 가중되어, 양 팀은 기술인력 보강뿐만 아니라 피트스톱의 타이밍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제네시스 쿠페 10 클래스를 전체적인 판도에서 보면 20대와 30대 드라이버 간의 승부도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다. 오일기, 장현진, 김중군, 최명길 등의 30대의 관록과 김종겸, 김재현, 정회원 등의 20대의 패기 간의 대결 구도에서 한국 모터스포츠의 향후 판도를 예측해 볼 수 있다.
한편 제네시스 쿠페 10클래스는 ‘하이캠’을 새롭게 적용하며 전년 대비 엔진출력이 10~15% 향상되어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 줄 것으로 전망된다. 경주차의 퍼포먼스가 향상된 만큼, 작은 실수도 큰 차이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한층 더 긴장된 승부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KSF, 안전 교육 이수는 필수 조건
올해 KSF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안전 의무 교육 이수제’다. 아마추어 클래스인 ‘챌린지레이스’ 출전자의 경우, 대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안전 교육'에 필히 참석해야 대회 출전 자격이 부여된다. 지난 3월 29일 개최된 제 1차 ‘안전 의무 교육’에서는 약 50 여 명의 챌린지 드라이버가 참가하여 레이싱 사고 유형별 대처방법, 안전 장구류 교육 등의 교육을 받았다.
개인적 사유로 1차 교육을 이수하지 못한 참가자는 25일에 제2차 안전의무 교육을 이수해야 예선 참가가 가능하다.
KSF 관계자는 “차의 성능이 나날이 향상되면서 사고의 위험도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모터스포츠는 무엇보다도 안전이 우선 시 되어야 하는 만큼, 안전 교육 이수 의무제를 엄정히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KSF 1라운드에서 베테랑 오일기(쏠라이트인디고레이싱)의 공인 경기 통산 1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통산 4번째)을 달성하게 된다. 1995년 처음 레이스를 시작한 이래 만 20년 만에 달성하는 대기록이다. 근면함과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달성 가능한 기록으로 대회당일 사단법인 대한자동차경주협회에서 인증패를 수여할 계획이다.
아마추어 레이스인 아반떼, K3 쿱 챌린지레이스에는 20명이 넘는 신규 참가자가 대거 출전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레이싱 애호가의 등용문으로 모터스포츠 대중화를 추진해 온 KSF의 그 간의 노력의 방증이라는 평가다.
올 시즌은 ‘영암-송도-인제-영암-인제-영암’ 순으로 경기가 펼쳐지게 되는데, 대회 사상 경기장이 중복되지 않고 매 라운드 바뀌는 것은 올 시즌이 처음이다. 드라이버와 팀은 매번 변경되는 서킷의 특성을 고려해 더욱 정교하고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5월 23~24일 펼쳐지는 송도 도심 레이스 ‘KSF 2차전’은 좁은 노폭과 거친 노면, 그리고 수많은 관중 앞에서 경쟁을 치루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상위권 입상을 노리는 선수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로 작용할 전망이다. 작년 리타이어 (레이스 중 포기)가 30%에 다다를 만큼, 혹독한 코스로 악명이 높다.
KSF 유욱상 조직위원장은 “지난 5년 간 축적된 드라이버와 대회 자체의 스토리가 풍성하다”며 “작년 송도에서 촉발된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심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과 서비스로 시민들에게 다가 서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