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했던 기업, 복지부동 행정으로 '시름 커진 제2롯데월드 입점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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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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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94개 입점업체, 반토막난 매출에 직원들은 길거리로

  • 지역구 의원까지 불만 제기…탁상행정 주차문제도 지적

[지난 24일 금요일 오후 5시쯤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 건물동 지하 1층 로비 모습. 여느 쇼핑몰의 경우 손님들로 북적일 시간이지만 이곳에 손에 꼽을 정도의 행인들만이 있을 뿐이다. 사진=정영일 기자]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하루하루가 곤욕입니다, 다른 곳의 매장들은 일 년에 몇 번 되지 않는 대목인 가정을 달을 맞아 주문량을 늘리고 매장 분위기를 바꾼다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저희는 정말 따분하고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에 입점한 한 매장 점주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난 2010년 11월 착공에 들어 간 롯데월드몰. 롯데그룹이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123층 롯데월드타워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지향하며 그룹의 사활을 걸고 건립한 이 곳이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와 에비뉴엘 건물동, 쇼핑몰 건물동 등으로 구성된 이 곳은 총 사업비 규모만 3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울산광역시(2조9171억원)와 대전광역시(3조5084억원)의 2015년도 총예산보다 많은 것이며, 광주광역시(3조8500억원) 한 해 예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연이어 발생한 수족관 누수(12월 3일)와 영화관 진동(12월 10일)부터 공연장 공사 중 안전사고(12월 16일)까지 발생하면서 서울시가 공사 중지와 영업정지를 명령을 내려 이 대형 건물은 사실상 ‘개점휴업’ 중이다.

26일 롯데월드몰을 관리하고 있는 롯데물산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내 영화관·수조관·공연장은 일제히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이날까지 132일째 문을 닫고 있다. 모객 효과가 가장 큰 이들 3개 시설물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10월부터 12월 초까지 하루 평균 10만 명에 달하던 방문객 수는 6만여 명 정도로 크게 감소했다.

이로 인해 면세점이 자리 잡고 있는 에비뉴엘동의 225개와 쇼핑몰동의 269개 등 총 494개의 입점 업체 수입은 절반가량 감소하는 직격탄을 맞았다. 영화관 내 입점한 외식업체 메드포갈릭은 어쩔 수 없이 영업을 중단했고, 쇼핑몰동에 위치해 있던 쥬얼리샵 ‘그레지오’ 등 2개 업체가 매장을 철수했다. 에비뉴엘동에 있던 일식 레스토랑 ‘히데 야마모토’도 빠져나갔다.

결국 입점 업체들의 영업 부진은 고용에도 영향을 줬다. 영업정지 전 105명이 근무하던 롯데시네마의 직원은 이제 1명만이 남은 상태고, 입점 업체들도 매출 급감으로 인해 궁여지책으로 직원들을 해고하면서 개점 초기 6200명이었던 쇼핑몰 직원 가운데 1200명이 실직자가 됐다.

이를 보다 못한 롯데 신동빈 회장이 입점 업체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임대료 축소와 감면, 운영비 감면 등으로 총 100억원의 이익을 포기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붓기’에 라는 것이 입점 업체들의 주장이다.

롯데월드몰의 비정상적인 반쪽 운영이 계속되면서 지역 발전을 기대했던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태다. 지난 23일 서울시의회 강감창 의원 등 6명의 지역구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2롯데월드의 영업정지 처분에 관해 서울시의 조속한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참가 의원들은 문제로 지적된 수족관과 영화관은 이미 보완작업이 대부분 완료됐고 시일도 상당히 지났지만 서울시가 영업 및 공사 재개를 미루는 것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 등은 공연장의 공사현장에는 하루에만 536명의 노동자가 근무를 할 수 있는데 공사가 중지된 지난 127일 동안 7만개 가까운 일자리가 손실을 봤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공연장 공사 근로자의 사망사고에 대해서도, 올해 1월 21일 고용노동부 측에서 공사 중지 해제를 결정했고 롯데 측도 지난 2월에 공사 재개를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 등은 제2롯데월드의 주차장 유료화 규제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공사 조업 차량을 빼면 주차장의 하루 이용량은 500여 대로 이는 허용된 주차면수에 15%에 불과하다"며 "사전 주차 예약제의 시행으로 오히려 인근 아파트 단지와 노상에 불법주차가 기승을 부려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주민에게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서울시의 탁상행정을 꼬집었다.

결국 각종 사고를 사전에 막지 못하고 불신만을 키웠던 롯데그룹 측의 안일한 자세와 복지부동과 행정 편의적 사고에 얽매여 있는 서울시의 행태로 인해 수많은 업체와 직원, 그리고 지역 주민들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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