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975년 영부인 대행 시절 '브라질동포 모국방문단'의 일원으로 청와대를 찾았던 1세대 브라질 동포를 다시 만났다.
박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중남미 4개국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브라질에서 현지동포 200여명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브라질 동포 신혜자(74)씨를 40년 만에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1975년 9월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모국을 찾은 브라질 동포 67명을 만났다.
당시 박 대통령은 브라질 동포들의 고국방문을 환영하면서 "여러분께서 모국을 위해 일해 주시는 것을 지상(紙上)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여러 가지 고달픈 일이 있더라도 열심히 일해주십시오"라고 당부했고, 교포들은 브라질산 화석을 선물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브라질 동포들께서) 어머님(육영수 여사) 묘소를 참배하셨다니 저는 물론 아버님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고, 고(故) 육영수 여사가 서거 전날인 1974년 8월14일 브라질리아 국립대에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수석합격한 최진희양을 접견한 일을 떠올리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도 당시 고국을 방문한 브라질 동포들을 향해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 놓겠다. 많은 사람이 이민할 수 있도록 브라질에 기반을 잘 닦아달라"고 격려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40년이 지나 지구 반대편 브라질로 순방외교차 방문했고,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당시 고국을 찾았던 교포 가운데 한 명인 신혜자씨를 재회했다.
박 대통령은 신씨와의 만남에서 "'부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부친의 약속이 잘 지켜져 기쁘다. '브라질에 기반을 잘 닦아달라'는 모국의 바람을 동포들이 이뤄주셔서 자랑스럽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장에 자신의 남편과 박 전 대통령이 주고받은 편지와 박 대통령이 남편에게 보낸 연하장을 갖고 나온 신씨는 40년전 박 대통령의 모습에 대해 "아름답고 애잔한 그런 모습이었다"고 회상한 뒤 "그 애잔한 모습을 마음에 담고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한 대통령으로서 모습이 어울리고, 여자로서 용기와 강함이 좋다"고 말했다.
또 "(40년전 그때 그자리에 박 대통령이) 한복을 입고 나왔는데 노란 크림색 나는 한복을 입었다. '엄마(육영수 여사)가 입었던 옷을, 제일 좋아하시던 한복을 줄여서 입고 나왔다'는 말을 했다"며 "그때 (박정희 전 대통령) 옆에 계시던 박 대통령님은 너무 어려서, 아버지 옆에서 귀여움 받던 따님이 당당하게 아버지 일을 돕는 것을 볼 때 참 강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한 브라질 동포들에게 "브라질에서 가장 성공적인 커뮤니티로 평가를 받으면서 최근 차세대 동포들이 경제계, 법조계, 의료계 등 주류사회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앞으로도 더 큰 성공스토리를 써갈 수 있도록 동포사회가 더욱 힘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현재 사회 곳곳에 오랜 기간 쌓인 적폐들을 해소하고, 국가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제고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사회개혁에 박차를 가해 경제재도약을 반드시 이룩하겠다. 그 길을 가는데 우리 동포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오늘로 9박12일의 남미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게 되는데 동포 여러분을 비롯한 많은 분께서 힘을 모아주셔서 많은 성과를 안고 서울로 돌아간다"며 "땀과 눈물로 성공신화를 써가고 계신 동포 여러분에게 조국 대한민국이 더 큰 힘이 되고 자랑이 될 수 있도록 저는 모든 힘을 다해 노력해 나아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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