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웰메이드]
지난달 7일 종영한 MBC 월화사극 '빛나거나 미치거나'(극본 권인찬 김선미·연출 손형석 윤지훈)에서 신율과 개봉이(남장 모습) 두 역할을 오가며 팔색조 매력을 선보인 오연서는 "이번 작품을 통해 한 층 더 성숙해진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빛나거나 미치거나'를 통해서 많은 것을 얻었어요. 추울 때 작품 촬영에 들어갔고, 따뜻할 때 종영했는데 촬영 내내 함께 호흡했던 연기자 분들과 스태프가 제가 얻은 것 중 가장 큰 보물이에요."
2003년 KBS2 성장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 MBC 드라마 '히트'(2007), KBS2 드라마 '대왕세종'(2008) 등에 조연으로 출연해 연기력을 쌓은 오연서는 이후 KBS2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과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2014)를 통해 오연서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장보리 캐릭터를 통해 MBC 연기대상 연속극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도 수상했다.
"애절한 멜로 연기는 처음이에요. 예상외로 반응도 좋고, 재미도 있었어요. '나한테 이런 모습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 사람들은 쉽게 사랑에 빠지고 쉽게 털어내잖아요? 누군가를 진득하게 사랑하는 사극에서의 멜로 연기가 현대극에서 그리는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빛나거나 미치거나'의 엔딩은 시청자 사이에 호불호가 나뉜다. 극중 왕소(장혁)는 황보여원(이하늬) 옆에서 끝까지 국사를 돌보는 왕으로 남았고, 신율(오연서)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서역으로 떠났다. 먼 훗날 둘은 재회했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장면에서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명확한 상황과 사랑의 결실을 제시하지 않은 결말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청자가 많았다.
"여지를 남겨둔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사후세계에서 만난 거라고 하고, 또 어떤 분들은 생전에 만났다고 주장하시더라고요. 저 자신은 생전에 만났다는 생각 하에 연기했어요. 엔딩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참 마음에 들어요. 신율도 서역에 다녀오고, 사랑하는 왕소 역시 왕이 됐어요. 서로 원하던 바를 이루고 어느 날 만났는데 담담하게 '잘 지냈느냐'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부분이 더 애틋하게 느껴지네요."
'왔다, 장보리'로 이미 연기력을 호평받은 오연서는 쉴 틈 없이 '빛나거나 미치거나' 촬영에 돌입했다.
"솔직히 '왔다, 장보리'에 에너지를 많이 쏟았기 때문에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바로 작품에 들어가는 부담도 있었고요. '빛나거나 미치거나' 대본을 봤는데 욕심이 생기더라고요(웃음). 율이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진취적인 면과 강단있는 성격, 그리고 예쁘고 똑똑한 점까지 전부 마음에 들었어요.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죠."
오연서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엉뚱발랄 애교만점 방말숙, '왔다, 장보리'에서 악착같이 살아가는 생활력 강한 여자 장보리,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남장까지 감행하며 사랑과 일을 쟁취하는 신율까지 고난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진취적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개인적으로 진취적 여성 캐릭터를 좋아하고 매력을 느껴요. 저도 어떻게 보면 성장형 배우라고 생각해요. 한 가지 역할에만 편중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악역, 차가운 역할도 차차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으려고요. 서서히 발전하고 싶고, 솔직히 아직까지는 제가 잘하는 부분을 좀 더 보여 드리고 싶어요. '오연서'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떠올랐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고요."

점점 더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성장형 배우 오연서는 오는 5월 팬미팅을 계획 중이다. 그녀는 "바로 작품에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영화든 드라마든 좋은 작품이 있다면 금방 인사드리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미소를 띄며 말을 이어갔다.
"작품 속 역할의 타당성만 있으면 어디까지 망가지든 개의치 않아요. 외모에 대한 악플은 신경 쓰이지 않지만, 연기와 관련해서 악플이 달리면 속이 상해요. 하지만 무플보다는 악플이 났다잖아요?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본 댓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오연서 씨가 신율로 살았던 것 같고, 신율이 꼭 오연서 씨가 연기한 것처럼 살았을 것 같다'는 글이에요. 열심히 연기한 보람을 느꼈어요."
마지막으로 오연서는 감독과 장혁을 언급하며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모두에게 감사하지만 감독님은 정말 다정하시고 따뜻했어요. 감독님의 작품에 출연하게 돼서 행복했고, 신율이라는 캐릭터의 완성에는 감독님의 가르침이 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장혁 선배님은 모든 여배우에게 상대 배우로 추천하고 싶은 남자 배우에요. 함께 호흡해서 행복했습니다"
'여자 하정우'를 꿈꾸는 성장형 배우 오연서의 차기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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