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방미, 해외 언론 '과거사 언급 방식' 촉각...일본, 홍보회사 고용해 대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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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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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에서 무엇보다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역사 인식이다. 미국 내에선 일본의 전쟁 범죄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도 이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 해외 언론, 과거사 언급이 최대 관점... 미국 내 시민단체 압박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정책보다 과거사에 대한 그의 언급 방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WSJ는 지난 19∼20일 도쿄에서 방미 전 아베 총리와 가진 인터뷰 발췌문과 함께 '역사가 아베 신조의 일본 비전
을 어떻게 괴롭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이날 내보냈다.

신문은 "아베 총리는 방문 중에 더 활기차고, 힘 있고, 평등한 파트너로서 일본에 대한 비전을 납득시키는 것과 그의 역사관 때문에 생긴 의구심을 가라앉히는 것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또 "아베의 방문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그가 일본 패전 70년을 맞아 슬픔과 뉘우침을 새롭게 표현하는 데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는 아베의 이러한 역사관이 국제무대에서 일본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그의 주장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는 "미국인은 일본을 좋아하지만 일본 정부의 잘못된 역사관 태도는 일본의 평판을 해친다"고 WSJ를 통해 밝혔다. 

로이터도 이날 아베 총리가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의 안내로 케네디 도서관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로이터는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앞두고 한국과 중국 등 과거 일본의 가혹한 식민 통치를 경험한 국가들이 아베 총리의 모든 언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미 공식 방문일정에 들어가면서 미국 내 한국·미국·중국·대만의 시민단체도 아베 총리의 올바른 역사 인식과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이정실 미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이하 정대위) 회장은 "제국주의 일본의 전쟁범죄를 사죄하기에 미 의회만큼 더 좋은 장소도 없다"면서 "아베 총리가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일본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대위는 28∼29일 아베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이 열리는 미 의사당 앞에서 7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고 아베 총리의 위안부 범죄 반성 및 사죄를 요구할 계획이다.

◆ 일본 정부, 아베 방미 맞춰 홍보회사 고용 대응 수위 높여

아베 총리에 대한 미국 내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도 대형 홍보회사를 고용하는 등 대응 수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는 미국 조야(朝野)에 아베 정부의 '왜곡된 역사관'과 '억지 주장'을 교묘히 전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6일 미 법무부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외국로비정보공개'(FARA) 자료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6일 주미 일본 대사관을 통해 워싱턴DC의 대형 홍보자문회사 '대슐 그룹'과 고용 계약을 체결했다. 대슐 그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는 톰 대슐 전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끄는 회사다. 이 회사는 그의 명성만큼 미 정치권을 비롯해 여론 주도층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대슐 그룹을 통해 아베 총리의 방미 활동상과 더불어 왜곡된 역사관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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