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비서실장 이용기, 여비서 시켜 "성완종 다이어리 치우라"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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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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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기(43) 경남기업 홍보팀장이 검찰의 1차 압수수색 당일(지난 3월 18일) 회장 집무실에 있던 올해 다이어리(비망록)을 여비서를 시켜 치운 사실이 드러났다.[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경남기업 측이 빼돌린 의혹 관련 증거물 일부를 확보했다. 이런 와중에 이용기(43) 경남기업 홍보팀장이 검찰의 1차 압수수색 당일(지난 3월 18일) 회장 집무실에 있던 올해 다이어리(비망록)을 여비서를 시켜 치운 사실이 드러났다.

2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수사팀은 이 팀장이 3월 18일 오전 6시35분 성 전 회장 여비서 A씨와 통화한 내역을 근거로 그가 다이어리를 사전에 치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6일 이 팀장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어리는 A4 용지 박스 절반 분량으로 "당시 뭉텅이로 없어진 자료가 무엇이냐"는 검찰 추궁에 이 팀장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박진영 판사는 이날 밤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 팀장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 팀장은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와 특수1부가 경남기업을 처음 압수수색한 지난달 18일 회장 비서실에 있던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와 메모 등 몇몇 증거물을 빼돌렸다.

1주일 뒤인 지난달 25일에는 사내 CCTV를 끄고 경남기업 직원들을 시켜 비자금 관련 자료를 비롯한 다량의 서류를 파쇄하거나 차량에 실어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경남기업 측이 빼돌린 자료 중 다이어리와 회계장부, 비자금의 출금 내역 등을 일부를 회수한 것으로 밝혔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이 메모와 언론 인터뷰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홍준표 경남지사 등 유력 정치인 8명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밝힌 부분을 뒷받침할 '비밀 장부' 형태의 증거물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별수사팀은 증거물 분석과 참고인 조사를 통해 금품제공 의혹의 주요 시점별로 성 전 회장과 주변 인물의 과거 동선을 거의 복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 주부터 리스트 속 정치인 8명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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