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회의(상원)에 출석해 "유감스럽게도 러시아 역사상 가장 성스러운 일들이 날조와 정략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승리(2차대전)의 의미를 왜곡하고 검은 것을 흰 것으로, 해방군을 점령군으로, 나치 공범들을 자유를 위한 투사로 둔갑시키려는 시도들은 큰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이들 국가가 어딘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해방군'은 2차 대전 때 나치와 맞서 싸운 옛소련군, '나치 공범들'은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협력해 대(對)러시아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일부 동부 유럽 국가들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 모든 일이 새로운 것은 아니며 우리는 수도 없이 이같은 일을 보고 들어왔으며 이미 역사 문제도 자신의 정치적 상황에 유리하도록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태도에 수차 맞닥뜨려왔다"면서 "모든 역사 날조행위에 적극적으로 맞서 나갈 것"이라며 '역사왜곡' 행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그간 발언 서방에 대한 경계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연방보안국(FSB)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 주변 상황은 우리가 항상 양보하고 굽히고 비위를 맞춤으로서가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강해질 때 좋은 쪽으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러시아를 겁주거나 굴복시키려는 시도에서 성공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서방의 정치·경제·군사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27일 상원 연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서방의 역사 왜곡 문제까지 방관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셈이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인 존 페퍼 외교정책포커스 편집장은 "아베는 위장한 푸틴"이라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