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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원고(高)... "적극적인 대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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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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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 900선이 붕괴됐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들어선 것은 7년 2개월 만이다. 사진은 28일 오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김세구 기자 k39@aju]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원·엔 환율이 7년 2개월 만에 900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엔화 대비 원화값이 그만큼 올랐다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도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저유가에 이어 중국 경기 둔화, 환율 변동성에 휘청이는 수출이 더욱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오후 3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외환은행 고시기준)은 898.56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2월 29일(895.57원) 이후 7년 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으로 900원 선이 회복되는 듯 했으나 마감까지 힘을 받지는 못했다.

'100엔=900원'이 깨진 것은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전날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의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달러당 원화값도 3거래일 연속 오르며 전날에 이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마감가는 1070원으로 전 거래일(1073원)보다 3.0원 떨어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달러당 1068.5원까지 저점을 낮췄다가 반등해 한동안 1070원선을 밑돌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70원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31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이같이 원화가치가 높아지면서 한국경제의 수출동력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특히 일본 기업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의 수출 실적이 쪼그라들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 등은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때마다 한국의 수출은 평균 4.6% 정도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 부진은 경제체력도 끌어내려 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은 이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낮췄고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금융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도 5~6월에 기존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계획이다. 외국 투자은행(IB)중에서는 2%대까지 낮춰잡는 곳도 있다.  

문제는 원화 강세로 수출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정책이 마땅치 찮다는 점이다. 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구두개입이나 재정정책을 통해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오전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엔화 약세 지속은 수출(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지적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응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여러 의견을 듣겠다”며 확답을 피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과 일본이 각각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경제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보니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창현 전 금융연구원장은 "국내 기업들이 위기를 맞는 상황인 만큼 방어책이 필요하고, 구두개입 뿐 아니라 우리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향후 금융시장 안정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원화 약세를 유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업이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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