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서울 전셋값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봄 이사철이 마무리된데다 전세난에 지친 일부 전세수요가 1%대 초저금리 등의 시장여건을 통해 매매시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8529건으로 하루 평균 304건이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달 일 평균 363건 꼴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5% 넘게 거래가 줄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달 최종 거래량은 9200여건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서울시가 전세 거래량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4월 거래량으로는 가장 적은 수치다.
지난 2011년에는 1만1336건, 2012년 1만1298건, 2013년 1만1217건, 2014년 1만910건 등 매년 1만건 이상이 거래됐었다.
거래가 줄면서 가격 상승세도 주춤한 상황이다. 노원구 상계동 벽산 전용면적 43.35㎡는 지난 1월 1억3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지만 2월에는 1억1000만원, 3월에는 1억2000만원으로 매달 1000만원 가까이 전셋값이 올랐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1억1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오히려 1000만원 하락했다.
노원구 상계동 S공인 관계자는 "물건을 찾는 전세입자들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여전히 시장에 출시되는 전세물건은 적다보니 언제 가격이 다시 올라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예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지역 4월 아파트 거래량은 26일 기준 1만831건으로 2008년 4월 1만2173가구 이후 역대 가장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Δ노원구 1069건 Δ강동구 689건 Δ강서구 689건 Δ성북구 651건 Δ강남구 642건 Δ송파구 635건 Δ구로구 621건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전세난 등으로 실수요자 위주의 매매거래가 늘어난 것이 주택거래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크지 않은 것도 실수요가 매매에 나선 주된 이유다.
한편 ㅠ한국개발연구원(KDI)가 발표한 '2015년 1분기 부동산시장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1%를 기록,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8년 12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9.2%를 기록한 가운데 특히 서울지역 내 강서(71.4%), 구로(71.1%), 성동구(70.7%)에서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전셋집의 월세전환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전세난이 심화하자 주거불안에 시달리던 세입자들이 저금리 대출 등을 이용해 저가 주택 위주로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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