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매각 유찰… 박삼구 회장 5300억대에 인수 기회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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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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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에 유리, 매각 작업 장기화 수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금호산업의 지분 매각이 사실상 유찰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그룹 재건 작업 또한 당분간 숨을 고를 전망이다. 박 회장은 당초 업계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금호산업을 인수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지만 매각이 무산되면서 후일을 도모하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지난 28일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열어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호반건설을 우선협상 대상으로 선정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종 유찰 여부는 다음주 열릴 예정인 채권단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

28일 진행된 금호산업 본입찰에서 호반건설은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57.5%(약 1955만주)의 지분에 대한 가격으로 6007억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입찰 적격자인 MBK파트너스, IBKS-케이스톤 컨소시엄, IMM PE, 자베즈파트너스 4곳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호반건설이 써낸 금액이 채권단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본입찰은 사실상 유찰 수순을 밟게 됐다. 채권단의 보유 지분은 현 주가 기준으로 5000억원 이하 수준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인 점 등이 반영돼 한때 예상가격이 1조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는데다 내부 실사 과정에서 예상가격이 처음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는 이번 유찰이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호반건설이 6007억원의 금액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박 회장은 이 금액을 기준으로 경영권 지분 50%+1주를 사들일 수 있다. 이럴 경우 가격은 약 5300억원 수준으로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박 회장이 본인자금 2000억~3000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재무적 투자자(FI), 전략적 투자자(SI)와 손을 잡으면 1조원대 초반까지는 무난하게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박 회장 역시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이번 유찰로 금호산업 매각 작업이 다시 진행될 예정이어서 시일이 걸리는 데다 대기업 참여 시 가격이 상승하면 박 회장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채권단측이 박 회장에게 희망가격을 제시하는 수의계약(프라이빗 딜)으로 갈지 공개 재입찰에 부칠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회장은 금호산업과 함께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결정하는 등 그룹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다음달 24일까지 금호고속의 인수 대금 4000억원대를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에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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